약의 투여용법과 용량도 특허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0일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스스퀴브가 제일약품을 상대로 낸 권리범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의약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능을 온전하게 발휘하기 위해선 투여용법과 용량을 적절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의약물질의 특정 약리효과라는 속성 발견에 기초해 새로운 쓰임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약용도의 본질과 같다"고 판시했다.
이어 "투여용법과 용량은 의약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새로운 의약용도가 부가돼 신규성, 진보성 등 특허요건을 갖춘 의약에 대해선 새롭게 특허권이 부여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상당한 투자의 결과로 완성된 기술에 대해 특허 보호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산업발전에 이바지한다는 특허법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일약품은 2012년 9월 브리스톨이 특허권을 가진 의약의 용법과 용량을 새로 개발한 뒤 "투여용법과 용량은 자유 실시 기술이므로 브리스톨의 특허권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청구했다.
원심인 특허법원은 "제일약품의 발명은 통상 기술자가 용이하게 도출할 수 있는 자유실시기술에 해당한다"며 "특허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제일약품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브리스톨은 이를 취소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