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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당 홈런 지난해와 비슷..타고투저 지속되는 이유는?
전문가들 "투수 제구력, 방망이·공 기술 발전 속도 못 따라와"
입력 : 2015-05-14 오전 6:00:00
◇지난 시즌 52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한 넥센 박병호. 2011년 삼성 이승엽(56홈런) 이후 11년 만에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사진=ⓒNews1)
 
방망이는 신이 났고 마운드는 힘겹다. 이른바 '타고투저'다. 타고투저의 정점을 찍었던 지난 시즌은 “타격 기술이 필요 없는 한 해다”라는 한 야구인의 말처럼 타자에게는 기분 좋은 해였고 투수에게는 힘들었던 해였다. 지난 시즌 리그 평균 타율은 2할8푼9리, 평균자책점은 5.21였다. 유례없는 타고투저다. 팀 평균장타율은 4할4푼3리로 최고를 찍었다. 경기당 홈런은 2.02개.
 
12일 기준 올 시즌 리그를 보면 평균 타율은 2할6푼5리, 평균자책점은 4.65로 타고투저가 조금 완화된 모양새다. 그러나 경기당 홈런은 2.01개로 비슷하고 장타율은 4할1푼3리로 최근 6년 동안 두 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다. 전반적인 타고투저의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타고투저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본질을 들여다보면 결국 타자가 잘 치고 투수가 못 던질 때 타고투저는 필연적이다. 국대 대표 좌완투수 김광현은 "제가 잘 던져도 타자가 잘 치면 못던지 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망이를 이루는 축은 빠르게 진화했지만 마운드를 이루는 축은 그렇지 못했다.
 
타격기술은 발전 범위가 넓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외국인 타자가 국내서 뛰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이 강조됐다. 러닝 위주의 운동에서 탈피해 근력을 대폭 끌어올리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하위타순에서 주자가 출루하면 번트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스몰볼 야구가 대세였다. 하지만 현대 야구에서 하위타순에 속한 타자도 일발장타를 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에 따라 150km를 넘나드는 속구를 힘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방망이를 보면 예술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마해영 전 해설위원의 말대로 방망이는 반발력이 세진 데다 그 종류가 세분화 돼 타자마다 자신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몸 상태와 방망이가 파워를 실을 수 있게 진화했다.
 
반면 투수진의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아마추어에서 특급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선수에게도프로의 벽은 높기만 하다. 과거보다 구속은 빨라졌고 컷 패스트볼, 싱킹 패스트볼을 포함해 변종 패스트볼을 던지는 등 구종은 다양해졌지만 투수의 제구력은 좋아지지 않았다.
 
'용달매직'으로 유명한 김용달 KBO 육성위원은 메이저리그 기교파 투수 그레그 매덕스를 예로 들었다. 매덕스는 빅리그 통산 355승 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하며 4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한 전설적인 우완 기교파 투수다.
 
김 위원은 "매덕스가 절대로 공이 빨라서 최고의 투수가 된 게 아니다. 매덕스는 무릎 양쪽에 낮고 정확한 제구를 했고 끝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투구를 했기 때문에 땅볼을 유도하고 좋은 투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구력이 있어야 되는데 한국 투수들의 투구 기술을 보면 빠르고 낙차가 큰 공을 던지지만 제구력이 떨어져 타자를 이길 수 없다"고 평가했다.
 
마해영 전 위원의 생각도 비슷하다. "고교야구와 대학야구를 보면 잘 치거나 잘 던져서 이기고 지는 게 아니다. 볼넷 때문에 진다. 구속은 빨라지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지만 과거보다 제구력이 없다. 투수들이 타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 전 위원은 "선동렬 감독이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특별한 변화구를 던진 게 아니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 밖에 없었다. 오승환은 직구 밖에 없었다. 빠른 공 하나로 말도 안 되는 성적을 거뒀는데 결국 자신감과 제구력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역대 대단한 선수를 보면 송진우, 정민철, 손민한 등은 구속도 있었지만 제구력을 갖췄다. 그런 면에서 타자를 가지고 놀 만한 제구력을 가진 투수가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탱탱볼' 논란도 타고투저 시대에 빼 놓을 수 없는 얘기다. 지난달 중순 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공인구 반발력 검사 결과에서 에이치앤디의 반발계수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기준치 0.004 초과)해 제조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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