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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징역 1년.."돈·지위 이용 자존감 무너뜨려"(종합)
여모 상무 징역 8월·김모 조사관 집행유예
입력 : 2015-02-12 오후 5:53:56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오성우)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피해자들의 고통이 매우 크고 용서받거나 합의하지 못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대한한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8) 상무는 징역 8월을, 국토교통부 김모(55) 조사관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최대 쟁점인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를 인정했다. 국내에서 이 법을 적용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우선 항공보안법의 '운항중'이라는 의미를 '승객이 탑승한 후 항공기의 모든 문이 닫힌 때부터 내리기 위해 문을 열 때까지'로 정의했다.
 
또 관련법에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항로'의 뜻에 대해서도 "항공기가 운행하는 진행 방향, 경로를 의미하며 지상 이동로를 제외한 공로(空路)로만 해석할 경우 항공보안법의 적용범위를 축소하게 되는 것"이라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국토부 고시에서 지표면 200m 이상을 항공로 공역으로 설정하는 것은 계기비행절차와 관련한 것으로 상위 법령에 적용될 수 없고 항공보안법에서 공로(空路)를 200m 이상과 이하로 구별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항공기가 운항 중인지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안내방송과 좌석벨트 등이 켜진 상황을 통해 출발 준비를 마친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출발했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도 항공기를 세우라고 한 점과 승무원·1등석 승객의 진술을 고려할 때 항공기 항로변경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항공보안법상 안전운항저해폭행, 강요, 업무방해에 대해서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가 공모해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하게 하는 등 위계로서 국토부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해방해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조 전 부사장의 폭행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국토부의 불충분한 조사가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의 행위에 대해 "돈과 지위를 이용해 인간의 자존감을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심이 있었다면, 직원을 노예처럼 부리지 않았다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하는 지 의문"이라면서 "피고인 보다 박창진 사무장과 여승무원의 고통이 더 무겁다"고 말했다.
 
또 재판장은 조 전 부사장이 제출한 반성문 일부를 법정에서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조 전 부사장은 이 때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반성문에는 "어떤 정제도 없이 화를 표출했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고 사랑하는 사람일텐데 그 가족에게도 면목없고 죄송하다. 구치소에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 고마웠던 것은 제 사건에 대해 아무 것도 묻지 않은 것이다. 이게 사람에 대한 배려라는 걸 느꼈다. 어떻게 용서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행 대한항공 기내 일등석에 탑승해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삼아 폭언·폭행을 하고 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도록 지시,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로 지난달 7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안전운항저해폭행, 강요,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선고가 끝난 직후 조 전 부사장 측의 변호인은 "피고인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부지검에서 나와 구치소로 이송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ews1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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