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땅콩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오성우)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엄청난 행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반성과 죄의식이 희박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사적 권위로 법질서를 무력화하고 공적 운송수단을 사적으로 통제해 안전을 위협했다"면서 "박창진 사무장과 여승무원에게 사건 발단의 책임이 있다는 등 허위로 진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증거 인멸을 주도하고 박창진 사무장 등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한한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8) 상무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대한항공 측에 조사 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토교통부 조사관(사무관급) 김모(54)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나라 항공보안법이 도쿄·헤이그협약 등 국제협약에 기초해 제정된 것으로 특별한 경우 외에는 국제협약에 따르도록 돼있다"면서 "일본 항공법이나 미연방 항공보안 처벌 규정도 항공보안 관련 범죄는 방향성 개념이지 지상인지 공중인지 등 공간·위치 개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기내 난동 행위를 전반적으로 인정하면서도 "해당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는 명백한 매뉴얼 위반이며 하기를 지시할 당시 비행기가 움직이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에게 하기를 지시했지만 기장에게 최종 판단을 넘겼다"면서 "항공기를 되돌린 적은 없다"고 혐의를 일축했다.
변호인 측은 "박 사무장이 당시 '웰컴 드링크'와 '프리(pre) 드링크'의 차이도 알지 못했다"면서 박 사무장 등이 매뉴얼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원인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5일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행 대한항공 기내 일등석에 탑승해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삼아 폭언·폭행을 하고 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도록 지시,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로 지난달 7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안전운항저해폭행, 강요,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박 사무장은 검사가 "폭언과 폭행, 무릎을 꿇게 하고 회항을 지시하는 것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인권유린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대한항공 승무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일해왔는데 조 전 부사장 본인의 즉흥적인 기분에 따라 한 개인 혹은 아무렇게나 다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치욕적이고 모멸감 있는 행동으로 저를 JFK 공항에서 한 번 죽였다고도 할 수 있다"고 당시 심경을 말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은 한 번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고 일말의 양심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봉건시대 노예처럼 저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지금까지 생각해서 이 사태를 키운 것 같다"고 증언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