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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뒷돈' KT ENS 직원 영장에 '미생' 등장한 까닭은
미생 '박 과장' 처럼 갑질하며 커미션 받아
입력 : 2015-01-0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검찰이 가전업체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KT ENS 간부를 <미생>의 '박 과장'에 비유해 눈길을 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모뉴엘 홈시어터(HT) PC의 총판을 담당한 KT ENS 전모(45) 부장에 대해 배임수재 혐의로 지난달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시 수사 검사는 영장청구 의견서에서 "전씨가 <미생>의 박 과장처럼 '갑'의 지위에서 커미션을 요구해 수억원의 금품을 챙겼으나 차용금이나 마케팅비 명목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씨는 시장성이 낮은 HTPC를 해외 유통업체에 판매한 뒤 가격을 부풀린 수출채권을 발행해주고 그 대가로 총 3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생>에서 박 과장은 요르단 중고차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친인척과 공모하여 현지 거래업체의 이익을 높게 책정해 뒷돈을 챙기려 한 사실이 발각됐다. 그는 요르단 사건 전부터 거래업체에 소위 '갑질'을 하며 커미션을 챙겨왔다.
 
회사의 공식적인 업무를 하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사실은 개인의 이익을 취한 '배임수재' 혐의가 전씨와 <미생> 박 과장을 연결하는 고리가 된 것이다. 
 
법원은 지난달 23일 전씨에 대해 "소명되는 범죄혐의가 매우 중대하고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렇듯 검사들은 영장 판사를 설득하기 위해 의견서에 문학작품을 인용하거나 때로는 "구속하지 않으면 수사에 큰 어려움이 있다"며 감성에 호소하기도 한다.
 
인용과 호소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저울질 해야하는 법원의 판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그만큼 검사들이 원활한 수사를 위해 영장 발부를 중시한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검사들 사이에서는 "영장을 잘 받아내는 검사가 다른 일도 잘한다"고 평하기도 하며, 영장 발부율이 비교적 높은 판사에게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도 있다.
 
전씨에 대한 구속기한을 연장해 보강수사를 벌인 검찰은 이번주 그를 구속기소 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 부장이 KT ENS와 모뉴엘 사이의 거래 전권을 갖고 독단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달 재산국외도피 및 관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모뉴엘 박홍석(53) 대표를 3조원대 사기 혐의로 이달 중 추가기소 할 방침이다.
 
모뉴엘은 KT ENS 등 총판업체로부터 발급받은 허위 매출채권을 은행 등 금융권에 할인매각해 자금을 융통해왔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6년간 10개 은행에서 모두 3조200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았고 이 가운데 6745억원을 상환하지 못한 상태다.
 
모뉴엘의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금까지 조계륭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을 구속하고 수출입은행 이모 부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7명을 사법처리했다.
 
(사진=tvN 드라마 '미생' 방송화면 캡쳐)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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