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최등규(67) 대보그룹 회장이 20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최 회장이 횡령으로 조성한 비자금이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용처를 쫓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회삿돈 211억8000여만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21억여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및 배임, 업무상횡령)로 최 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재무담당 직원 손모씨에게 지시해 대보건설에서 59억여원, 대보실업 87억여원, 대보이엔씨에서 4억여원을 각각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협력업체로부터 실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그 금액을 지불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 회장은 대보정보통신 재경업무 담당직원 김모씨와 공모해 임직원들에게 허위로 상여금을 지급한뒤 이를 현금화 하거나 전산기기 구입 거래대금을 부풀려 그 차액을 챙기는 방법으로 61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회장은 비자금을 조성하며 발생한 소득세 등 세금을 법인자금으로 대납해 회사에 21억원의 손해를 끼치기도 했다. 이렇게 횡령한 돈은 대부분 자신이나 자녀들의 대출금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횡령으로 조성한 비자금이 500억원대 군 관급공사 수주를 위한 로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정확한 용처를 쫓고 있다.
검찰은 국방부 산하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들에게 건넬 뇌물을 전달받은 혐의(제3자 뇌물취득)로 대보건설 민모 부사장과 장모 이사, 대보실업 임모 전무 등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심의위원들에게 2010년 자사의 사업계획서에 좀 더 높은 점수를 달라고 부탁하며 전달할 뇌물 수억원을 윗선으로부터 넘겨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금품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심의위원 허모 교수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방부는 2010년 8월 경기도 이천시에 200가구 규모로 육군항공작전사령부를 짓는 '육군 이천 관사 및 간부숙소 민간투자 시설사업'을 발주했다. 총 사업비는 500억원 가량으로 대보건설은 2011년 1월 사업권을 획득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횡령한 회삿돈이 심의위원 6~7명에게 수천만원씩 쪼개져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최 회장 등 그룹 고위층의 지시나 묵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구속된 임원 3명을 대상으로 정확한 로비 대상과 규모, 최 회장의 직접 지시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허 교수 외에 다른 심의위원 중에도 돈을 받은 위원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