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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주 73시간 일한 배송기사 과로사..산재 인정"
입력 : 2014-10-05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법정근로시간을 넘겨 주당 73시간 이상을 일하다가 기존의 질병이 악화돼 사망한 40대 배송기사에 대해 대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뇌동맥파열로 사망한 배송기사 심모(45)씨의 아내 전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되는 경우나 직무 과중으로 기존질병이 급격히 악화된 때도 입증됐다고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심씨는 딸의 대학 입학으로 경제적 부담이 늘자 월 35만원의 특별수당을 더 받으려고 새벽 및 야간근무를 세 시간 추가해 법정근로시간을 훨씬 넘겨 주당 73.5시간을 일했고, 사망하기 5일 전부터는 달력배송 일이 추가돼 업무강도가 상당했다"며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뇌혈류 상승이 뇌동맥류라는 심씨의 기존 질환에 작용해 질병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씨는 2008년 H통상에서 배송팀 계장으로 물류배송 상하차 지원업무를 해오다가 2010년 6월부터 기존업무에 새벽 및 야간근무를 추가해 평일 15시간 30분, 토요일 8시간을 근무해 주당 총 73시간 30분씩 일했다. 당시 그는 하루에 평균 5000kg의 화물을 취급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다가 그해 10월 출근 중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후 전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라고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급청구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앞서 1, 2심은 "심씨가 근무환경에 익숙했을 것으로 보이고, 모든 화물을 직접 상하차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는 행정업무를 했을 뿐이고,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도 보기 어렵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전씨가 상고했다.
 
조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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