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수사한 검찰이 한국해운조합 전 이사장과 선박안전기술공단(KST) 전 이사장 등 43명을 재판에 넘겼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 4월부터 해운조합을 비롯해 KST, 선사, 해경, 해양수산부 등을 수사한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차장)은 6일 해운업계에 만연한 불법적 관행과 구조적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은 한국해운조합 전 이사장 이인수(59)씨 등 18명을 구속기소하고, 2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고위 관료 출신인 이씨는 법인카드와 부서운영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총 2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달력제작 사업권을 지인에게 주기 위해 낙찰업체의 계약을 포기시키는 등 해운조합과 해당 달력업체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한국해운조합 안전본부장 김모(61)씨는 운항관리자들이 선사의 위법 행위를 묵인하도록 지시하고, 특정업체가 물품을 납품하게 하고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사람 10명 더 탄다고 배가 가라앉냐', '원칙대로만 일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식으로 말하면서 운항관리자들을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동해지방해양경찰청장 등을 역임한 뒤 치안감으로 퇴임해 2012년부터 해운조합 안전본부장을 맡아왔다.
이밖에도 선박 사고를 가장하거나 수리비를 부풀려 보험금 등 9억여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한국해운조합 부회장 A(62)씨가 불구속 기소됐다.
해운조합 인천지부 운항관리자 5명은 허위 여객선 안전점검보고서에 서명해 해운조합의 운항관리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특히 이들이 안전점검을 하지 않고 출항하도록 한 선박 중에는 세월호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해경 간부는 선사로부터 매월 접대를 받거나 해경의 압수수색 계획을 해운조합에 미리 알려준 혐의로 기소됐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전 이사장는 4900여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해수부 감사실 공무원은 선박안전기술공단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검찰수사 정보를 알려준 사실이 적발됐다.
한국해운조합은 지난 1978년부터 현재까지 총 9명의 이사장을 해수부나 항만청의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임명해 정부 부처에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도록 해왔다.
특히 선사들로 구성된 해운조합 회장단, 대의원회가 안전본부장, 운항관리자 인사를 장악하고 있어 운항관리자들이 엄격하게 안전점검을 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운항관리규정의 법정형이 벌금 300만원 이하로 지나치게 낮으며, 해수부가 전속고발권을 갖도록 한 해운법 규정을 개정해 해수부의 고발없이 공소제기가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