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검찰이 세월호 참사와 7·30 재보궐 선거 등으로 미뤄둔 '민관유착 비리' 수사에 본격 나서면서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여·야 국회의원들이 이번주부터 차례로 소환될 예정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사실상 역할을 대신해 온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겨눈 첫 정치권 수사라는 점에서 '김진태호(號)' 검찰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입법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60)·김재윤(49) 의원에 이어 신학용(62) 의원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신학용 의원은 혐의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나중에 소환하려고 했으나 언론을 통해 수사대상에 오른 사실이 공개돼 함께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현재 구체적인 소환 일정을 조율 중으로 이르면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 안에는 이들 의원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도 전날에 이어 전·현직 보좌관 등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신 의원 등은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SAC)로부터 청탁을 받고 학교명칭에서 '직업'자를 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로 바꾸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신계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직업훈련시설인 직업훈련원·직업(전문)학교 등이 학교 이름을 정할 때 '직업'이라는 글자를 쓰지 않도록 한 법안으로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6월21일부터 시행됐다.
당시 국방위원회 소속 김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17명과 새누리당 의원 3명이 이 법안에 이름을 올렸으며, 교명 관련 상임위인 교육과학기술위의 당시 위원장 신학용 의원도 법안 통과에 도움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는 SAC가 관리·감독하는 평생교육진흥원과 유착해 로비를 벌인 의혹으로 김민성(55) 이사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금품 수수 단서를 발견하고 내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김 이사장으로부터 이들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진술과 의원 및 관련자 계좌 추적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와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다수당인 여당 의원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입법 로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 대상은 야당 의원 3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철도부품 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조현룡(69) 의원은 오는 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소환을 앞두고 있다.
조 의원은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재직시절 뿐 아니라 국회의원 활동 기간에도 철도궤도용품 분야 1위 업체인 삼표이앤씨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의원이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3월 철도시설공단은 삼표이앤씨와 사전제작형 콘크리트궤도(PST)를 상용화한다는 협약을 맺었으며, 같은해 7월 호남고속철도에 삼표이앤씨의 고속분기기 도입 방침을 발표했다.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 공무원 출신인 조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8월~2011년 8월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낸 뒤 2012년 4월 19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조 의원은 궤도의 핵심부품을 국산화한다는 명목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삼표이앤씨에 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조 의원의 금품수수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3월부터 조 의원의 운전기사로 일해온 위모씨와 지인 김모씨를 체포해 이틀동안 조사한 뒤 석방했다.
전날 오전 새누리당 조 의원에 대한 수사 내용이 보도된 데 이어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에 대한 수사가 보도되자, 야당 의원들은 '물타기 수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관피아 수사를 지휘하는 유상범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려고 선거 후 비로소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 조사를 본격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차장검사는 "검찰이 야당 의원 실명을 거론하며 소환 통보를 했다고 하는데 재보선 직후 수사를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언론이 먼저 취재했지 검찰이 먼저 공개한 적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