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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가시', 집착이 불러일으킨 파국..완성도는 아쉬워
입력 : 2014-04-04 오후 6:08:31
◇'가시' 포스터 (사진제공=인벤트스톤)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최근 JTBC 드라마 '밀회'의 반향이 크다. 4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불륜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그 상황과 심리가 공감을 얻으면서 연일 화제다. 
 
영화 '가시'는 30대 체육교사를 사랑하기 시작한 10대 여고생의 이야기다. 여고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법한 상황인 만큼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만 있다면 인기를 끌만 하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가시'는 혼란스러움을 야기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캐릭터의 심리 변화가 공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이며, 상황 설정 역시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때때로 드러나는 어색한 연출은 웃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도 '픽'하는 헛웃음을 짓게 한다. 이 때문에 관객들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데 실패한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체육교사 준기(장혁 분)를 좋아하게 된 대기업 자제의 딸 영은(조보아 분)의 집착이 파국을 일으킨다는 내용이다.
 
준기에게 다가서는 영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적극성을 띈다. 여고생의 도발에 준기는 순간적으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입술을 탐한다. 그러면서 파국은 시작된다.
 
◇장혁-조보아 (사진제공=인벤트스톤)
 
대기업 자제의 딸이지만 가족이 없고 외로움으로 점철된 영은은 준기의 '우리'라는 단어에 눈빛이 흔들릴 정도로 그에게 집착한다. 애초 이 영화의 원제가 '딸기우유'였는데, 딸기우유에 빠져 딸기우유만 먹는 영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준기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영은은 준기의 아내 유진(선우선 분)에게도 접근한다. 만삭인 유진에게 "내가 더 준기를 사랑한다"며 도발하고, 급기야 유진을 죽이려 들기도 한다.
 
영은의 광기에 준기와 유진의 사이도 흔들린다. "임신을 했다"는 영은의 말에 충격을 받고 준기를 의심하고, 영은의 목숨을 위협하려 한다. 준기에 집착하는 두 여자의 광기가 드러난다. 가운데에 선 준기는 다소 우유부단하다. 결국 두 여자의 과도한 집착은 파국으로 이어진다.
 
◇장혁-조보아 (사진제공=인벤트스톤)
 
여고생의 집착으로 파국을 맞는 가정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인간의 본성 깊숙히 숨어있는 집착을 풀어내고 있지만 딱히 와닿지 않는다. 
 
그저 '유부남에게 있어서 가장 끔찍한 공포' 정도가 될 듯 싶다.
 
장혁은 우유부단한 준기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소화한다. 더도 덜도 아닌 장혁만의 연기다. 기대만큼 보여줬다는 느낌이다.
 
조보아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다. 기술적인 면에서 아직도 부족한 점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해 장족의 발전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내면적인 변화가 가장 심한 유진을 연기한 선우선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다.  
 
배우들이 연기는 안정됐지만, 영화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준기의 일상을 망가뜨리는 영은의 행동은 물론 그에 대처하는 준기의 모습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10대의 옳지 못한 사랑을 왜 그리려고 했는지에 대한 근거도 영화 내에 보이지 않는다. 
 
서스펜스 스릴러 로맨스라는 복합장르를 추구했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완성도에 물음표를 안기는 영화다.
 
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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