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작곡 능력으로 인정 받고 있는 빅뱅의 지드래곤. (사진=MBC에브리원)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요 기획사들은 아이돌 가수들을 매니지먼트할 경우, 멤버 선정 단계에서부터 공을 들인다. 외모, 노래 실력, 춤 실력, 끼 등 다양한 조건을 따져 데뷔시킬 가수를 결정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여기에 하나의 조건이 추가됐다. 바로 작사, 작곡 능력이다. 빅뱅의 지드래곤, 비스트의 용준형, B1A4의 진영 등이 대표적인 작사, 작곡이 가능한 아이돌들이다. 그렇다면 기획사들이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작곡돌’을 원하는 이유가 뭘까. 기획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문 작곡가도 아이돌의 젊은 감각 못 따라가”
사실 가수라고 해서 무조건 작사, 작곡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노래를 받아 그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만 해도 훌륭한 가수란 평을 듣는다. 작사와 작곡은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들의 경우에도 전문 작곡가에게 곡을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이 소속 가수들에게 부담을 덜 주는 방법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전문 작곡가도 아이돌들의 젊은 감각은 따라가지 못한다. 기존 작곡가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을 아이돌들이 만들어낼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 가수들의 음악은 10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인기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선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멜로디와 가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20대의 아이돌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전문 작곡가들에 비해 오히려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살아남기 위한 확실한 차별화 전략
매년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를 한다. 그 중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일단 눈에 띄어야 한다. 기획사들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튀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내놓는다. 의상이나 콘셉트, 안무 등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정작 노래에선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너도나도 유명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다 보니 아이돌 그룹들이 부르는 노래의 색깔이 비슷하다.
하지만 팀내에 직접 노래를 만들 수 있는 멤버가 있다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의 노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사, 작곡하기 때문에 다른 그룹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노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노래만으로도 경쟁 그룹 사이에서 확실히 튀어 보일 수 있는 셈.
가요 기획사들은 때론 팀내의 ‘작곡돌’을 이미지 메이킹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관계자는 “팀내에 작사, 작곡을 할 줄 아는 멤버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은 대중들에게 ‘음악성 있는 아티스트’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홍보 포인트”라고 말했다.
◇“알아서 척척”..매니지먼트 수월해
상당수의 아이돌 가수들이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이다. 무대 위에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들이지만, 아직까진 어린 나이다. 그렇다 보니 아이돌 가수들을 매니지먼트하는 기획사의 입장에선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데뷔를 앞두고 무대 연습이나 외모 관리 등에 대해 잔소리를 해야 할 때도 종종 있다.
하지만 팀 멤버가 직접 음악을 만드는 경우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자기들의 노래를 자기들이 부르게 되면 연습이나 무대에 임하는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주변 여건만 잘 만들어주면 스스로 노래도 만들고, 연습도 하기 때문에 기획사 입장에선 매니지먼트하기가 수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다 보면 팀원들 사이의 팀워크도 자연스레 좋아지고, 이것이 무대 위에서의 좋은 공연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