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정부가 철도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오는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 노선 운영을 철도공사(코레일)의 자회사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현재의 코레일을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그 아래 여러개의 자회사로 분할해 여객과 물류, 기타 부문의 운영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철도노조와 시민단체, 야당까지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코레일 KTX 모습.(사진제공=코레일)
◇'철도경쟁' 필요 vs 민영화 위한 '꼼수'
정부가 철도경쟁체제 도입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2005년 코레일의 통합독점 구조가 유지되면서 적자구조 개선에 한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여형구 국토부 제2차관은 "코레일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정부에서 4조3000억원을 지원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5000억원 내외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누적 적자가 4조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토부의 입장이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고 말한다. 수서발 KTX의 경우 충분히 흑자가 예상되는 노선이기 때문에 적자개선을 위해 코레일이 직접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흥수 공공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같은 주력상품을 가지고 모회사와 자회사가 경쟁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구조"라며 "적자구조 개선을 위해서라도 수서발 KTX의 운영은 지금 그대로 코레일이 맡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서발 KTX 노선 운영을 코레일의 자회사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이 30% 수준을 출자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나머지 70% 공적자금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특히 공적자금 지분의 민간매각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위해 민간매각 제한에 동의하는 자금만을 유치하고, 이러한 내용을 투자약정 및 정관에 명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정관은 언제든지 주주총회를 통해 바꿀 수 있는 등 근본적인 제한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관에 주식양도시 이사회 승인을 받는 규정을 마련해 지분양도를 제한할 수 있지만 정관이나 약정에 의한 주주권행사 제한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의미가 있다"며 "약정에 반하는 의결권 행사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뿐 행사의 효과는 그대로 인정돼 근본적인 제한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야당·철도노조 등 "국민적 합의가 먼저"
이러한 정부의 방침에 대해 철도노조는 물론 야당과 시민단체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배제된 정부의 일방적인 처사라는 주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철도산업은 한 번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이 큰 산업"이라며 "이러한 국가 기간 산업의 경우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90% 이상의 확신이 있을 때 정책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철도와 용인 경전철 등 지금도 어느 누구하나 그 문제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은 상황에서 철도경쟁체제 도입 역시 비슷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덧 붙였다.
야당인 민주당도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토위 소속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철도산업 구조개편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철도산업 장기비전'을 마련하고 그 토대위에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