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단 1시간 출근을 앞당겼을 뿐인데 조직내 긴장감은 극도로 팽배해졌다. 동시에 오너의 이른 발걸음에 담긴 함의를 쫓느라 구성원들의 촉각도 곤두섰다. 이건희 효과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정기 출근을 재개하면서 출근 시간을 1시간여 앞당겼다. 10일에 이어 12일에도 오전 6시 40분경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날 본관 로비에서 김순택 미래전략실장과 이재용 사장의 마중을 받고 집무실로 향했다.
오찬 경영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금융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갖고 업무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혁신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특히 최근 불거진 계열사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는 후문이다.
사회 전반에 확산된 반기업 정서가 심상치 않고, 정치권마저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민주화를 총선 주요공약으로 내건 상황에서 윤리경영을 통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이미지는 물론 대외 신인도와도 직접 연결되는 만큼 소홀히 다룰 부분이 아니란 얘기다.
그룹내 준법경영지원실의 위상 강화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오찬에는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을 비롯해 김석 삼성증권 사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사장, 김순택 미래전략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이 기강 확립에 직접 나서면서 그룹내 분위기도 재차 조여졌다. 한 관계자는 “실적만 내세우면서 내부 긴장이 풀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이 회장의 메시지가) 적잖이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이 4·11 총선 직후에 이뤄진 점을 감안해 재계 일각에서는 급변할 경영 환경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을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