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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반발에 꺼내든 ‘성과공유제’.."언발에 오줌 누기"
입력 : 2012-04-10 오전 11:43:21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정부가 '성과공유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큰 파장을 몰고왔던 '이익공유제'는 버렸다. 임기말 경제정책 기조였던 ‘동반성장’은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지식경제부로 주도권이 옮겨졌다. 재계 반발을 의식한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이른바 '총대'를 멨다.
 
홍 장관은 9일 포스코와 협력업체인 대원인물을 잇달아 찾았다. 3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만난 뒤 첫 현장 행보였다.
 
홍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고경영자(CEO)부터 강력한 의지를 갖고 성과공유제를 기업 내에 정착시킨 포스코의 사례는 다른 대기업들에게도 귀감”이라며 “올 한해 성과공유제를 산업계 전반에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홍 장관은 앞서 허 회장과의 회동에서 성과공유제 확산에 대한 재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동반성장에 대한 대기업 오너들의 인식 전환도 촉구했다. 이익공유제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던 전경련은 성과공유제에 대해선 일정 부분 화답했다. 허 회장은 그러면서도 “천천히 시간을 두고 풀 문제”라며 즉각적 동참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재계를 대변하는 경제5단체는 성과공유제를 방어의 최후 보루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협력사와 초과이익을 나누는 이익공유제에 비해 성과공유제는 지원 대상과 규모가 사안별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과정에서 기술 혁신 등이 뒤따르기 때문에 대기업으로선 원가 절감, 품질 개선 등의 경영 효율을 꾀할 수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익공유제와 성과공유제는 (대기업이 떠안아야 할) 부담 자체가 다르다”며 “성과공유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성과공유제의 현장 적용 여부 및 이로 인한 중소기업 협력사들의 직접적 이익 규모다.
 
전경련의 지난해 조사를 보면 성과공유제 도입 기업 104개사 중 40%가 10개 이하의 협력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위에 이어 규모도 미미한 수준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2009~2010년 성과공유제 총 규모는 751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포스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포스코의 경우 2011년까지 총 801개의 협력업체들과 1794건의 성과공유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홍 장관이 모범 사례로 극찬했지만 결과로 협력사들에게 지급된 성과 보상금은 826억원에 그쳤다. 정운찬 전 동반성장위원장이 “성과공유제는 눈 가리고 아옹,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비판한 이유다.
 
중소기업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주요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A사의 한 임원은 “정부가 몇몇 사례를 들어 포장에 치우치고 있다. 대상 선정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번에 주목을 끌었지만 성과공유제는 2006년 상생법에 규정됐던 제도”라며 “대기업의 인식 전환만을 바라보기보다 제도화를 위한 선제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지식경제위 민주당 간사인 조경태 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과공유제는 이익공유제에 비해 상당히 퇴보한 제도”라며 “재계 반발에 정부가 한참을 물러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심화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19대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공유제는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기술 개발, 원가 절감, 품질 개선, 판로 개척 등의 과제를 수행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새롭게 창출된 이익을 협력사에 배분한다.
 
배분 방식은 현금 보상, 납품단가 인상, 계약기간 보장, 공급물량 확대 등의 인센티브 제공으로 이뤄진다. 1959년 일본 도요타가 협력사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처음 고안했다.
 
이에 비해 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전체 협력사와 협의해 목표이익을 정하고, 실제이익이 목표치를 넘을 경우 초과이익에 한해 협력사들과 배분하는 제도다. 동기 부여를 통해 이익 극대화를 위한 대기업과 협력사들의 공동노력을 꾀할 수 있다.
 
성과공유제보다 포괄적이고 직접적인 개념으로써 정운찬 전 동반성장위원장이 강하게 주장해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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