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008년 취임 초부터 기관의 수장으로 적임자가 아니라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려온 이력에서 드러나듯 전형적 낙하산 인사라는 점에서 조직의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방통위는 방송과 통신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 속에 출범했지만 초대수장으로 선임된 최 위원장은 오랜 신문기자 경력이 사실상 전부라는 점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조직에 적합지 않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최 위원장의 행보는 ‘정책’ 보다 사실상 ‘정치’에 기울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현 정부 공약이기도 했던 통신비 인하는 ‘1000원 인하’에 그쳐 여론의 기대를 거슬렀고 KT의 요구를 받아들인 2G 종료는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망신을 톡톡히 샀다.
1조원 대에 육박한 주파수 경매는 이용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통신분야 쪽으로 방통위가 정책다운 정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불만이 누적되는 가운데 실제 국내 IT 경쟁력은 방통위 출범 전후로 열 계단 이상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방송분야 정책은 더욱 '정치'에 기울었다는 평가다.
‘최시중 방통위’는 사실상 종합편성채널을 만들어주기 위해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대다수 정책은 사실상 종편을 위한 특혜로 수렴됐다.
최 위원장은 여론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뚫고 거대신문사들의 종편 사업자 선정 및 개국을 밀어붙였고 심의, 광고, 편성 등에서 영향력은 지상파방송과 맞먹도록, 규제는 유료방송의 상대적으로 느슨한 체계를 적용하는 특혜를 종편 채널에 부여했다.
업계와 학계는 국내 방송광고 규모를 봤을 때 종편은 1개 정도가 적당하다는 견해를 내놨지만 ‘최시중 방통위’는 이마저 무시하고 친정부 보수신문 4곳에 종편을 하나씩 할당했다.
하지만 그렇게 심혈을 기울인 종편은 개국한 지 두 달 동안 0.2~0.3%에 그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처지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4개사가 생사의 갈림길에 설 것으로 예상하는 등 종편은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 위원장의 정책이 종편에 집중되는 사이 방송업계는 지상파와 지상파, 지상파와 유료방송, 유료방송과 유료방송끼리 다투는 등 분쟁이 잇따랐고 이 과정에서 방통위가 중재역을 제대로 못하면서 갈등을 키웠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특히 지상파와 유료방송 업계가 재송신 댓가 산정을 위해 오랫동안 분쟁을 겪는데도 방통위는 이렇다할 중재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급기야는 유료방송에서 지상파 송출이 중단돼 가입자들이 방송을 보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방통위는 속수무책으로 정책적 무능을 그대로 노출했다.
최 위원장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육체적 정신적 정력을 소진했기에 표표히 떠나고자 한다”며 “방통위원장으로서 취했던 저의 선택과 결단에 대한 궁극적 평가는 국민과 역사에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TV를 보지 못하는 사태에도 손을 못썼던 방통위' , '종편 보살피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방통위'가 ‘최시중 방통위’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