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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규 ‘사퇴의 변’…검찰을 위한 변명
“수사권 조정은 뼈를 깎는 ‘경찰 개혁’이 전제돼야 가능”
입력 : 2011-07-04 오후 5:31:36

[뉴스토마토 김미애 기자] 김준규 검찰총장(56·사법연수원 11기)의 ‘사퇴의 변’에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만든 합의문이 지켜지지 않는 데 대한 서운함과 불만이 가득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임기 46일을 남기고 중도 사퇴할 수밖에 없는 김 총장의 고뇌가 담겨 있었다.

우선 지키지도 못할 합의를 한 것에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김 총장은 “지켜지지 못할 합의라면 처음부터 해서도 안되고, 합의에 이르도록 조정해도 안되었고, 그럴 합의라면 합의를 요청했었어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합의가 파기되면, 이를 어긴 쪽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지키지도 못할 합의를 이끌어낸 청와대와 합의를 요청한 경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어차피 국회에서 합의와 다른 내용으로 법안이 만들어질 바에야 합의 자체를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 사개특위 활동 종료를 앞두고 수사권 조정에 대한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해보였지만, 이 대통령이 “밥그릇 싸움이 한심하다”는 발언을 한 직후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억지로’ 합의를 이끌어낸 측면이 강했다.

만약 청와대 주도의 합의가 없었다면 형사소송법 개정은 좀더 시간을 갖고 논의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급박하게 만들어낸 합의가 국회 법사위에서 수정되었지만, 수사권 전반에 대한 검토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서울변호사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한 바 있다.

서울변회의 권성연 회원이사(변호사)는 지난 1일 “수사권 조정 문제는 국민의 인권침해방지를 위한 현행 경찰 수사관행의 제도적 개선을 전제로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본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경찰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장도 ‘사퇴의 변’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 총장은 “수사지휘는 형사절차에서 ‘법’과 ‘법의 지배’가 어느 단계에까지 미치느냐의 문제다. 사법경찰과 수사기관은 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통제 없는 수사의 진행은 국민들의 생활과 재산, 그리고 신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경찰이 진정 사법경찰의 수사권을 원한다면, 먼저 자치 경찰·주민경찰로 돌아가 시민의 통제를 받고, 사법경찰을 행정경찰에서 분리시켜 국민들에 대한 보호장치를 먼저 만든 후에야 논의할 자격이 있다”며 “역사의 흐름을 거꾸로 거슬러 갈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비록 국민 여론과 정치권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검찰의 이같은 우려를 무조건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수사권 조정 문제가 처음 제기됐던 국민의 정부에서도 이미 자치경찰제가 논의됐었고, 참여정부 당시에도 경찰 수사권의 중앙 집중화 즉, 권력 집단화를 방지하기 위해 ‘자치경찰제’의 전면적인 도입을 전제로 논의됐던 사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수사권 조정은 여타 관련 제도를 포괄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수사권 조항만 다루다가 ‘국민의 인권’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밥그릇’으로 전락시킨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개혁을 전제로 수사권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것은 검찰의 주장이 옳다고 본다”면서 “다만 이 문제를 대하는 검찰의 태도를 보면 변화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식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그 진정성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대검 중수부 폐지도 안된다, 수사권 조정도 안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니까 여론이 모두 돌아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검찰이 얼마나 막강한 권력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봤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김 총장의 사퇴 직후 “정부 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국회에서 이뤄진 법률 개정에 대해 합의를 깬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남아공에 있는 상황에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공직자로서 도리에 어긋난다”고 질책했다.

김 총장은 검사의 지휘에 관한 구체사항을 법무부령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수정된 조정안이 지난달 30일 압도적인 지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합의와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합의가 깨지거나 약속이 안 지켜지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4일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혀 자진 사퇴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었다.

뉴스토마토 김미애 기자 jiir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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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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