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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매립, 환경사고 아닌 `범죄`
SOFA 환경분과委..환경부 "논의내용 공개 못해"
입력 : 2011-05-26 오후 12:31:14
[뉴스토마토 최우리기자]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 사고에 대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군의 경우 주둔지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가벼워 문제시되고 있는데 환경관련 사고는 "사고가 아닌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도록 계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6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경북 칠곡 캠프캐럴기지와 부천, 부평 등 다른 미군기지로 화학물질이 든 드럼통이 이동한 의혹이 있고, 70년대 초반까지 비무장지대(DMZ)에 민간인까지 동원돼 고엽제가 살포된 것으로도 전해지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 한미공동조사단 구성 등 합의할까..회의내용 공개 못할 듯
 
이에 따라 이날 오전 환경부는 용산 미군기지에서 경북 칠곡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의혹 사건과 관련 주한미군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를 열고 한미공동조사단의 구성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SOFA조항에 따라 미군의 동의없이는 위원회 결정사항이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측 위원장은 이호중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과장, 미군측 위원장은 주한미군 공병참모부장이 맡아 한미공동조사단의 구성방안과 기지 내 고엽제 매립여부 조사방법, 기지 내·외부 환경조사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결과 공개 관련해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분과위원회 논의 결과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미군측과 협의를 해야지만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박정경수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쉽게 공개하지 못할 것"이라며 "여론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미군측이 협조적일 수 있지만 SOFA조항에 따라 양측 위원장이 공개에 동의해야만 논의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 사무국장은 "미군측에서 호의적으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 수십개의 기지가 반환된 사례들을 돌아보면 만족할만한 공개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공동조사단을 구성하면 국민들은 함께 조사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기지내부는 미군, 기지외부는 한국정부가 조사하는 식이라 오염정도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며 "투명한 정보공개를 위해서는 SOFA 개정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 환경단체 "고엽제 매립은 사고 아닌 `범죄`..정부 의지 중요"
 
환경단체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등은 "고엽제 매립 등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사고는 단순 '사고'가 아닌 '범죄'로 인식하고 한국 주도의 조사환경을 구성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 환경사고는 `범죄`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조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정인철 녹색연합 평화행동국장은 "경북 칠곡 캠프캐럴 고엽제 매립 사실을 두고 정부가 수질과 토양 검사로만 접근해선 안된다"며 "이번 환경분과위원회에서도 정부차원의 협상의지와 대응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990년대부터 이어져온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는 기름유출에 의한 토양오염사고 등으로 처리됐으며, 해당 지자체가 정화활동을 맡아 중앙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오염은 미군이 시켜도 환경오염비용을 지불하는 곳은 우리 정부였다는 것. 결국 우리 정부는 SOFA를 핑계로 언제나 미군의 `봉` 노릇을 해왔다는 말이다.
 
지난 2000년 2월 용산 미8군 기지 영안실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무단으로 한강에 버린 '한강독극물방류사건'은 한국재판부가 지휘했지만 주범 맥팔랜드는 실질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도입부에 쓰이면서 널리 알려졌다.
 
◇ "DMZ 고엽제 살포에 민간인 동원까지"..파장 확산일로
 
지난 25일 녹색연합은 강원도 철원군 DMZ에 사는 주민으로부터 DMZ 고엽제 살포에 동원됐다는 제보를 받고 실제 배포했던 고엽제(모뉴런) 사진을 공개했다.
 
녹색연합은 "이 주민이 1971년 비무장지대의 시야 확보를 위해 불모지 작업을 하면서 고엽제를 살포하는 작업을 했고, 보호장비 없이 작업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녹색연합은 또 "지역 군부대의 요청으로 살포작업에 참여했고, 현장에는 미군이 고엽제 이동과 살포를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당시 고엽제 살포에 참여했던 이 주민은 고엽제 살포 후유증으로 천식을 앓고 있고, 국가에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번 증언으로 60년대 말까지만 DMZ에 고엽제를 살포했다는 미군과 정부의 주장과 달리 72년까지 2년 더 살포한 것이 확인됐다. 미군과 정부가 국민을 감쪽같이 속여왔던 것이다.
 
녹색연합은 "미국에서는 피해자에게 고엽제 피해 배상시기를 71년까지 연장한 것도 확인됐다"며 "정황상 70년대 초반까지 DMZ에서 쓰던 잔량이 경북 칠곡 캠프캐럴로 이동했고 부평 캠프마켓과 부천 캠프머서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지난 23일 주한 미8군 사령부는 경북 칠곡 캠프캐럴에서 드럼통과 주변 흙을 파내 1979년~1980년까지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2004년부터 2년간 캠프캐럴 미군 부대 환경 조사결과,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과 테트라클로로에틸렌이 먹는 물 기준치의 각각 31배와 33배 넘게 검출됐다.
 
뉴스토마토 최우리 기자 ecowoor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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