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좋은 건물보다 좋은 도시 만들어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설계자 모쉐 샤프디 방한
입력 : 2011-05-12 오후 5:29:22
[뉴스토마토 최우리기자] "건축물은 패션이 아니다. 땅값 오르면 기존 건물 철거하고 고층건물을 짓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오래된 건물은 보존하면서 주변부터 점진적으로 확산해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12일 한국을 방문한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설계자이자 세계적인 건축가 모쉐 샤프디씨(캐나다.73)는 좋은 건물을 짓는 것보다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시공사인 쌍용건설 초정으로 한국에 온 샤프디는 이날 오전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방문한 소감과 세계적 건축가로서 건축과 도시에 대한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밝혔다.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은 들입(入)자 모양의 3개동의 건물 위로 배모양의 스카이파크를 받치고 있는 구조로 디자인이 아름다워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샤프디가 처음 '하늘을 나는 배' 모양의 이 건축물을 만들겠다고 나섰을 때는 모두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 부정적 평가 일색이었다.
 
심지어 설계를 맡긴 업체 회장은 "정신나갔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건축가로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꾸준히 설득했고 쌍용건설이 제안한 '포스트텐션'(최고 52도 경사진 건물이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내부에 와이어를 인장해 건물의 기울어짐을 방지하는 방법)기법을 활용해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샤프디의 건축물은 '주변환경을 떠나서는 건물이 존재할 수 없다'는 건축 철학을 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 출신이지만 두바이 국립 모스크 현상 설계에 당선된 경력도 있을 만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려는 사고방식이 그의 건축물에도 나타난다는 평가다.
 
도시계획가이기도 한 그는 "화려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늘어나는 현대사회에서도 건물의 용도와 목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일조권을 보장하고 공공장소를 확충하는 것이 앞으로 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건물의 실용적 측면, 사람과 도시와의 관계를 빼놓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좋은 건물을 짓는 것보다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샤프디는 "건축물은 패션이 아니다"며 "역사적 자산인 오래된 건축물은 보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샤프디는 그러면서 "땅값이 오르면 있는 건물을 부수고 고층건물을 짓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그보다 오래된 건물을 보존하면서 주변부터 점진적으로 확산해가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재산과 가치의 상승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단 보존가치가 있는 오래된 건물은 보존하면서 주변부터 차츰차츰 모양새를 바꿔나가는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도시의 무제한적인 팽창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도 함께 전달했다.
 
샤프디는 1970년 예루살렘 재건 사업에 참여하며 구도시의 재건과 신도시 개발을 연결하는데 천착하기도 한만큼 '과거와 미래의 어울림', '건축물의 목적'을 강조한 것이다.
 
서울시의 모습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공공장소를 활용해 도시계획을 수립하고, 교통이 매우 혼잡한만큼 도심교통시스템도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서울의 도시계획이 안타까운 듯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샤프디는 "서울에 도착한지 이틀동안 창덕궁 후원과 고궁 등을 돌아봤다"며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건축양식적으로나 중국, 일본과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를 보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그는 "초고층건물을 지을 때에도 주변 환경과 주변 건축물 등 과거와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샤프디는 현재 인천공항공사 제2여객터미널 설계 최종심 후보에 올라있다. 
 
그는 용산역세권 개발 프레젠테이션(PT)에 관심이 있으며, 한국에서 건축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샤프디는 1938년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났으며 어린시절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해 성장했다. 1964년 몬트리올에서 샤프디 종합건축사무소를 설립하고 '1967 몬트리올 엑스포'의 마스터 플랜 감독을 맡으며 세계적 건축가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미주, 아시아, 유럽,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며느리가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뉴스토마토 최우리 기자 ecowoori@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우리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