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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붙이만 아니었어도 내다 버렸다
입력 : 2026-10-21 오후 1:43:17
기자의 어머니께서 기자에게 종종 하시는 말씀입니다. 사람에게는 기른 정, 낳은 정 말고도 '혈연의 정'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밉고 속을 썩이는 사람이라도 결국 내 핏줄, 내 가족이라는 생각이 용서에 큰 영향을 주고는 합니다. 그래서 세간에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마음이 종마저 다른 동물에게도 적용될지는 두고 봐야 알게 되고는 합니다. 입양한 순간부터 평생 가족으로 환영받는 경우가 있지만, 행동문제나 경제적 부담 등 여러 이유로 파양이나 유기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별이 '쉬운' 편이니까요.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에서 양육 포기를 고려한 가장 큰 이유는 '동물의 행동문제(42.7%)' 입니다. 통상 반려동물 양육 포기의 주요 원인에는 의료비 부담이 꼽히는 것과 다른 결과입니다.
 
보험연구원의 '생애 초기 사회화와 펫보험의 역할' 보고서에서는 이들의 문제는 보호소에 들어간 이후에도 이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구조견은 약 22만마리인데요. 이 중 29.9%가 안락사로 종결됐습니다. 발견 시점 동물 나이는 생후 48개월 미만이 77.9%입니다. 비교적 어린 개체에 편중된 것을 고려하면, 단순 유실뿐 아니라 생애 초기 행동문제에 따른 유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안락사 등 피구조견의 처리결과를 결정하는 것 역시 사람과의 공존 가능성임을 보여줍니다. 피구조견 안락사율은 행동문제가 발현·고착되는 1~3세 구간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연령별 안락사율은 이 구간에서 각각 36.5%, 35.5%로 나타났습니다. 행동서술에 '공격성' 또는 '경계·겁많음'이 기록된 개체의 안락사율은 65.3%, 56.1%입니다. 이는 '질병·부상'(40.7%)이나 '노령'(38.0%) 안락사율보다 큽니다. 
 
송 연구위원은 행동문제가 장기 양육 의사와 보험 수요를 약화시키고, 가입 이후에는 양육 포기에 따른 계약 이탈을 초래한다고 예상했습니다. 펫보험 수요는 반려동물 가족화와 주거공간 내 안정적 공존을 전제로 형성되는데요. 생애 초기 행동문제로 공존이 어려워질 경우 장기 의료비 보장에 대한 수요, 즉 펫보험 잠재 가입자 기반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지점에서 펫보험의 과제가 달라집니다. 펫보험은 질병위험이 낮은 생애 초기 인수가 계리적으로 유리합니다. 어린 연령대 행동문제에 따른 유기·파양·안락사가 발생하면, 초기 투입 사업비 상각이 이뤄지기 전 계약에서 이탈할 수 있습니다. 재무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에 송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반려동물 생애 초기 행동문제에 대한 예방적 개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사가 다수 계약자를 기반으로 훈련 전문기관과의 제휴·인증 및 플랫폼 연계가 가능합니다. 송 연구위원은 훈련 전문기관과 제휴해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반려동물 생애 초기 사회화·행동교정을 유도하는 혜택을 설계할 것을 제언했습니다. 이를 통해 장기 양육과 보험계약의 존속을 지원하는 생애주기 위험관리자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험은 '나와 내 가족이 아플 때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안전망' 역할을 합니다. 펫보험의 역할도 병원비를 보장하는 데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애 초기 사회화나 행동교정까지 지원해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돕는다면, 보험은 둘 사이의 관계를 오래 이어주는 하나의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이 자리 잡는다면 파양, 유기, 안락사 등의 감소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한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일은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귀여운 눈동자 너머 행동문제, 치료비 부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까지 충분히 고려한 뒤 입양을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견사 밖을 바라보는 보호동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장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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