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10가구 중 3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그저 소유 대상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족의 범위도 혈연을 넘어선 것입니다.
3일 농식품부가 올해 2월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3000가구 가운데 29.2%가 현재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가운데 이용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동물병원입니다. 최근 1년 동안 동물병원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95.1%에 달했습니다. 동물병원 이용 경험은 2021년 73.0%, 2022년 71.8%, 2023년 80.4%, 2024년 93.0%로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국내 반려동물보험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국내 보험사의 반려동물보험 보유계약은 약 25만건으로 전년 대비 55.3% 증가했습니다.
다만 과도한 보장 경쟁과 손해율 악화를 막기 위해 지난해 5월 반려동물보험 상품 특성이 표준화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재가입 주기 1년으로 단축, 최소 자기부담률 30%, 최소 자기부담금 3만원 등 기준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경쟁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보험사들은 1일·연간 보장한도와 보장 항목, 면책기간 등 표준화되지 않은 영역으로 차별화 경쟁을 옮기고 있습니다. MRI, 일부 항암제 등 고액진료비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거나 기존에는 보장하지 않았던 구강·피부질환을 보장하는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또 의료비 외 반려동물 장례비, 보호자 입원 시 위탁비용, 개물림사고에 따른 벌금과 행동교정훈련비 등으로 보장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의 '특허' 개념 '배타적사용권' 현황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납니다. 손보협회가 반려동물 관련 보험상품에 부여한 배타적사용권 건수는 2018년과 2020년 각각 1건에서 2024년 1건, 2025년 5건으로 늘었습니다.
시장 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전체 반려동물 수와 비교한 보험 가입률은 2024년 기준 약 2.1%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는 높은 성장 잠재력과 제도 개선 필요성이 공존함을 시사합니다. 정수정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물병원 보험금 청구 간소화는 소비자 청구 편의성 증진, 동물병원의 행정 부담 경감, 보험사 상품 설계 용이성을 높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병원별로 진료코드가 상이한 점 등으로 보험사별 청구 전산화의 방식과 수준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병원과의 제휴 강화 및 인프라 정비 병행 없이는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 어렵다는 의견입니다.
정 연구위원은 "상품 표준화와 이에 따른 차별화로 반려동물 시장에서 성장과 경쟁이 시작됐으나, 성장세 확대를 위해서는 위험 세분화가 필요하다"며 "나아가 반려동물보험 시장 성숙을 위해서는 보험금 청구 간소화 정착, 동물 등록제 강화, 데이터 집적 등 인프라 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