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퍼포먼스 청문회 아니길
입력 : 2026-07-30 오후 8:40:43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적법했는지, 협회가 규정과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특정인을 밀어주기 위한 행정적 왜곡은 없었는지 따져묻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행정이 있었다면 끝까지 책임을 묻는 것 또한 국회의 역할입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청문회는 곳곳에서 본질을 벗어났습니다. 감독의 선수 기용과 전술을 문제 삼으며 마치 경기 해설위원이라도 된 듯 질타를 이어간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특정 선수를 왜 투입하지 않았는지, 왜 그런 전술을 선택했는지를 캐묻는 모습은 청문회라기보다 축구 토론 프로그램에 가까웠습니다.
 
국회가 검증해야 할 대상은 행정입니다. 감독의 전술은 행정이 아니라 경기의 영역입니다. 전술이 옳았는지, 선수 기용이 적절했는지는 결과를 놓고 축구계와 팬들이 평가할 일이지 국회가 심판할 사안이 아닙니다. 더욱이 전문적 근거도 없이 경기 운영을 단정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권위를 깎아내리는 일입니다.
 
청문회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제도입니다. 정치인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돼선 안 됩니다. 그런데도 일부 질의는 제도 개선이나 진상 규명보다 카메라 앞에서 한마디를 남기기 위한 퍼포먼스처럼 비쳤습니다. 전문성이 결여된 청문위원이 국회의원이라는 자격 하나로 감독의 전술에 비판을 가하는 모습은 촌극이었습니다.
 
절차적 문제를 규명해야 할 청문회가 전술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했다면, 그만큼 밝혀야 할 핵심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감정이 아니라 사실로 규명해야 합니다. 행정의 위법성과 절차의 공정성을 끝까지 따져 묻는 것이 국회의 책무입니다. 반대로 감독의 전술과 선수 기용을 놓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은 청문회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입니다.
 
국회가 청문회를 열었다면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왜 그런 행정이 이뤄졌는가'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왜 그 선수를 출전시켰는가'를 묻는다면 청문회는 본래 진로에서 벗어난 겁니다. 청문회가 진실을 밝히는 자리가 아니라 정치적 장면을 연출하는 무대로 변질된다면, 국회는 스스로 청문회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셈입니다. 국회가 되새겨야 할 것은 축구 전술이 아니라 청문회의 본질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