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대한축구협회 청문회가 열린답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둬서만은 아닙니다. 토너먼트 진출을 낙관했던 대회에서 조별예선도 통과하지 못한 건 청문회 기폭제에 불과했습니다.
청문회에서 다뤄야 할 문제는 많습니다. 선수 기용과 함께 경기에 임하는 전술을 청문회 자리에서 물을 건 아니겠죠. 청문위원들이 축구 전술 전문가나 스포츠 이론에 정통한 이들은 아니니까요. 설령 청문위원들이 전술을 따져물을 정도의 전문성을 갖췄다 하더라도 기술적 평가는 협회 내부 단위에서 이뤄져야 할 일입니다. 혹은 객관성을 동시에 겸비한 외부 전문가에게 맡길 역할입니다.
충남 천안 대한축구협회. (사진=연합뉴스)
시급한 건 제대로 된 체계를 거치지 않고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 과정에 대한 복기입니다. 홍명보 전 감독 선임이 결정되기 전부터 제기됐던 문제이니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정몽규 전 회장 연임을 위해 규정까지 바꿨던 석연치 않던 행정 처리 전반도 들여다봐야 합니다. 체육관 선거처럼 진행된 불투명한 회장 선임 절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직전 회장 시기를 포함해 비용을 얼마나, 어떤 기준에 따라 왜 집행했는지도 청문 대상에 포함돼야 할 겁니다. 축협에 들어가는 공적자금이 1년에만 많게는 300억원에 달하니까요.
이번 청문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겠지만 장기적으론 축협이 K리그를 어떻게 운영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문제들이 질타의 대상이 된 건 이미 오래 전입니다. 감독 선임 절차에서 하자가 있었다는 지적만 해도 2024년에도 일입니다. 당시에는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축협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죠. 2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겁니다.
청문회에서 축협 수뇌부와 전임 국가대표팀 감독을 상대로 매서운 질의를 하는 것도 마땅합니다만, 핵심은 더 나은 협회를 만드는 데 청문회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입니다.
방법이 없진 않을 겁니다. 축협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한체육회가 제도를 손보는 일부터 축협 내부에 감시기구를 만드는 안까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대안 없는 청문회는 대표팀이 드컵에서 졸전을 거두고 돌아온 데 대한 분풀이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민적 공분을 잠재울 오락거리로 청문회를 계획한 게 아니라면 합리적이면서 실행 가능한 설계도가 그려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애써 마련한 청문회는 쳇바퀴 돌리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