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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경쟁력"…불붙은 퀵커머스 '1시간 배송'
유통업체, 배달 품목·지역 확대…퀵커머스 '선두' 노림수
입력 : 2025-08-13 오후 3:45:00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주문한 상품을 1~2시간 내 배달해주는 '퀵커머스(즉시 배송)' 서비스가 유통·배달업계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 간단한 편의점 음식 배달에 그쳤던 퀵커머스는 최근 정육, 꽃, 문구류 등 전방위적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쿠팡, 배달의민족, 네이버, 마켓컬리, 다이소,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사들의 시장점유율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인데요. 전국에 매장을 가지고 있는 대형마트는 배달 플랫폼과 협력하고, 배달 플랫폼은 골목 상권까지 연계해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성다이소는 최근 자사 온라인 쇼핑몰 다이소몰에 퀵커머스 서비스 '오늘배송'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오후 7시 이전에 주문을 완료하면, 고객 인근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배달 대행업체를 통해 당일 배송해주는 방식입니다. 4만원 미만일 경우 배송비 5000원이 부과되고 4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배송'을 도입한 다이소의 행보는 초고속 배송이 업계 대세로 떠올랐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퀵커머스는 고정 인건비, 운영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서비스인 반면, 다이소는 1000~5000원 정도의 저렴한 제품을 파는 업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4만원 이상 구매해야 무료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배달료가 5000원이라는 점은 가성비 부문에서 논란을 남길 수 있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다이소는 퀵커머스 '오늘배송' 서비스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퀵커머스 선발 주자인 배달의민족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제휴 홈플러스 매장을 기존 6곳에서 41곳으로 늘렸습니다. 이마트와 GS더프레시, CU는 물론 자체 퀵커머스인 '배만B마트'도 2019년부터 운영했습니다. 
 
쿠팡이츠는 서울 강남구에서만 운영하던 '쇼핑' 퀵커머스를 지난달 22일부터 마포구까지 확대했습니다. 쇼핑 퀵커머스 서비스는 기존에 운영하던 '이츠마트'를 개편한 것입니다. 꽃, 펫, 문구, 과일, 정육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취급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대형 포털 기업인 네이버는 기존 '장보기'를 '지금배달'로 탈바꿈해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와 같이 GS25,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과 손잡고 단시간 내 배송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마켓컬리도 지난해 6월부터 서대문·마포·은평구에서 1시간 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컬리나우'를 도입했습니다. 
 
퀵커머스 서비스 등 초고속 배달이 유통업계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배송 물품을 실은 오토바이들이 도로에서 신호 대기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대형 유통사들도 자체 퀵커머스 선봬…락인(Lock-in) 효과 강화 
 
식품 유통업계도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기업형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매직나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이를 통해 지난 6월 기준 온라인 식품 매출 비중이 86%까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5월 홈플러스 배송 서비스 '매직'으로 통합한 뒤에는 신규 구매자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습니다. 빠른 배송 서비스로 고객를 묶어둔 방법이 유효했던 셈입니다. 
 
롯데마트도 지난 4월 60개여개 점포를 중심으로 한 식료품 앱 '롯데마트 제타'를 선보였습니다. 퀵커머스 시장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부산 고객풀필먼트센터(CFC) 건설도 진행 중입니다. 이후 고양시에도 CFC를 지어 지역 경쟁력을 올리겠다는 복안입니다. 
 
유통업체들이 퀵커머스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이유는 신선식품에 대한 퀵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배민B마트 초기 10% 수준이던 신선식품은 2023년 기준 35%까지 늘었습니다. 
 
빠른 배달로 고객과 스킨십을 늘려 브랜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특히 퀵커머스 시장은 아직 선두 주자가 명확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상 소비를 선점 할수록 충성 고객이 늘어나는 원리"라며 "퀵커머스 시장은 이커머스 한계를 넘어서는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퀵커머스 시장 전망도 밝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퀵커머스 시장이 2025년 31억9000만달러(약 4조4389억원)에서 2030년 43억달러(약 5조983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퀵커머스가 과거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유통 시장 판도를 뒤집을 만큼 저력이 있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도 과거부터 퀵커머스 서비스가 있었지만 관련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퀵커머스가 편리한 것은 맞지만 유통업체 측의 서비스 일환으로 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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