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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으로 쏠린 소비쿠폰…10명 중 8명 "먹거리 구매"
소비쿠폰 83% 먹거리 사용…코로나 재난지원금보다 20%p ↑
입력 : 2025-08-12 오후 4:03:28
11일 오후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찾은 고객이 식료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가 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8할이 먹거리 구매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폭염 등 이상기온으로 식료품 가격이 크게 뛰면서 늘어난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내는 데 쓰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12일 농촌진흥청이 최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5%가 먹거리 구매에 소비쿠폰을 사용했거나,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지급했던 재난지원금이 먹거리(60%)에 사용됐다는 응답보다 23.5%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준입니다. 
 
먹거리 항목 중에는 과일·과채류(70.7%) 소비를 늘린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과일·과채류 소비를 고른 소비자들이 사겠다고 말한 과일은 △복숭아(38.1%) △수박(22.1%) △사과(18.3%) △포도(13.0%)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육류 소비를 늘리겠다고 답한 소비자는 66.4%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평소에 가격이 비싼 한우(40.2%)를 소비하겠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돼지고기(34.3%) △수입 쇠고기(11.6%)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채소류(39.3%) 가운데는 △오이(21.0%) △상추(14.0%) △배추(11.9%)가 차례로 언급됐습니다. 곡뮬류(22.5%)는 쌀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42.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콩류(31.2%) △옥수수(12.6%)가 뒤를 이었습니다. 
 
소비쿠폰 사용처 및 7월 물가상승률. (그래픽= 뉴스토마토)
 
이처럼 소비쿠폰이 식품 구매에 몰린 이유는 최근 가파르게 비싸지는 식재료 가격과 연관이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년 만에 가장 높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다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3.5% 상승했습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보다 1.4%포인트나 오른 셈입니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2%가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에 비하면 3.5%라는 상승 폭은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그 중에서도 어류 및 수산(7.2%)의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달 연속 7%대 상승률을 보인 어류 가격은 2023년 7월(7.5%)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로 올랐습니다. 특히 밥상에 자주 오르는 오징어채는 무려 42.9% 가격이 올랐고 △조기(13.4%) △고등어(12.6%) 순으로 가격이 뛰었습니다. 
 
빵 및 곡물(6.6%)도 2023년 9월(6.9%)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주식인 쌀(7.6%) 가격도 지난해 3월(7.7%) 이후 1년 4개월 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6.5%) 가격도 3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과자·빙과류 및 당류(5.0%), 기타 식료품(4.7%), 우유·치즈 및 계란(3.6%)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주류 음료에서는 커피·차 및 코코아(13.5%) 가격이 크게 뛰었고, 생수·청량음료·과일주스 및 채소주스(3.4%)도 올랐습니다. 
 
기후위기로 농축산물 가격 불안 지속…2차 쿠폰 내달 22일 발행 예정
 
먹거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폭염·폭우 등 이상기온 현상 탓입니다. 원재료 출하가 원활하지 못하니, 가공식품 출고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오르는 것입니다. 
 
실제 올해 3월 라면 제조사들이 원재료·인건비·물류비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라면 가격을 7~9%대 이상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1일 여당 물가대책 TF가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업계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원가는 오르는데 물건 값을 강제로 내리게 할 수도 없어섭니다. 
 
문제는 이 같은 물가 상승이 계속될 전망이 나온다는 데 있습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달 5일 물가 점검회의에서 "8월 물가도 물가는 집중호우, 폭염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겠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상 상황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이 이어질 수 있고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만큼 8월 전망 시 물가 경로를 면밀히 점검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내수 경기와 물가 수준을 고려해 '2차 소비쿠폰' 발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활에 기본이 되는 먹거리 값이 크게 오른 만큼 취약계층이 소비하기 편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 중입니다. 2차 소비쿠폰 지급일은 오는 9월22일부터 입니다. 
 
한편, 1차 소비쿠폰의 먹거리 외 사용처는 △문화생활(4.5%) △공산품(3.9%) △의료비(3.5%) △교육비(3.2%) △기타(1.4%) 순서로 집계됐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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