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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믹하, 쌀아저씨? 해외 스타들의 기상천외 별칭들
입력 : 2023-02-10 오후 3:37:04
 
'심희수'란 애칭으로 불리는 팝스타 샘스미스. 사진=현대카드
 
지난 2018, 10 10일 한글날. 고척돔 앞은 수만명의 인파로 뒤섞여 출렁댔고, 공연장 출입문 안쪽에서는 흥미로운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팝스타 샘 스미스의 '한글 이름 지어주기 대회'. 스미스의 음반 유통을 담당하는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주도로 열린 이 대회에서, 스미스에 어울릴 만한 기상천외한 별칭들이 튀어나왔습니다.
 
스미스를 빨리 반복하면 스미스스미스스미수스민스니까 민수! 아니면, 한국엔 심수봉, 미국엔 심수미. 어찌 이리 한국에 이렇게 재능있는 글쟁이들이 많았답니까. 당시 2시간 동안 이른 바 'CD를 씹어먹었다'는 표현처럼 스미스는 CD에 가까운 목소리로 팬들을 만족시켰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한글로 '심희수'라 적힌 한국 전통 부채를 들고 요염한 포즈로 인사하는 영상 속 스미스. 그런데 웬 심희수? 마음 심, 기쁠 희, 빼어날 수. 한 관객이 지어준 한자 표현이 스미스 발음과 흡사하다고 하여 공모에서 당첨된 이름. 이때 이후로 내한 팬들 사이에서 스미스는 "희수오빠"가 됐습니다.
 
그 희수오빠가 요즘 글로벌 팝 업계에서는 굉장히 핫합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그래미 시상식에서 첫 트렌스젠더 수상자 킴 페트라와 성 소수자들을 위한 역사적 합동 무대를 꾸몄는데요. 그간 유려한 발라드로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었기에, 빨간색 드레스를 우아하게 입고 등장한 그의 색다른 시도가 팝 팬들을 흥미롭게 해주고 있는 요즘입니다.
 
스미스의 경우처럼, 한국을 자주 찾는 해외 팝 스타들의 경우, 팬들이 흥미로운 애칭을 달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는 5, 서울재즈페스티벌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또 이런 애칭들이 하나둘 소환되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영국 출신 팝 뮤지션 미카(MIKA)는 오래 전부터 '김믹하'로 불려왔습니다. 영어 발음과 비슷한 한국어를 차용해 애칭을 달아준 케이스. “’김믹하라는 말이 쓰인 티셔츠와 모자를 팬에게 선물 받았어요. 너무 좋아서 자주 쓰고 입고 다녀요. 이 이름에 나름 자부심이 있거든요. 따스하고 인정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몇 년 전 김믹하씨가 본보 기자 질문에 직접 답한 내용입니다.
 
아일랜드 출신인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는 '쌀집 아저씨'로 불립니다. 라이스라는 말이 한국인들의 주식인 에 찰떡이라는 데서 유래한 유쾌한 언어유희입니다. 아이슬란드를 연상시키는 서늘한 소리 풍경 속에 그의 밥 딜런처럼 읊조리 듯한 노랫말들은 구슬프면서도 한편으론 서정적이어서, 한국에도 팬들이 많습니다.
 
정말 한국인들의 언어유희는 세계 최고 수준인 것 같아요.” 언젠가 글로벌 음악인들의 공연을 담당하는 기획사 직원으로부터 들은 말입니다. 한국적 정이라는 게, 결국은 이런 연결고리들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그리고 민들레씨처럼 퍼뜨려 나간 K팝의 글로벌 팬덤 문화도 결국은 이런 DNA에서 기원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권익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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