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올 초만 해도 게임 업계에서 소위 '돈 버는 게임' P2E(플레이투언)에 발을 담그지 않으면 곧 도태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P2E 광풍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던 것으로 판명됐다. 실력은 결국 본업인 '게임'에서 나왔다. 신작의 흥행 여부가 실적 희비를 갈랐다. 이를 뒷받침하듯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성대하게 열린 '지스타2022'에서는 신작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게임사들은 기존 주력 장르인 모바일 MMORPG 이외에 콘솔 플랫폼 신작들도 대거 선보였으며 서브컬처 게임의 대중성도 확인했다.
동시에 올해는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게임 운영에 적극 반영된 한 해이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게임사의 부당한 대우에는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용자 친화적 행보에 대해선 격려의 박수도 아끼지 않았다.
지스타2022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정상 개최돼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넷마블)
넥슨에게 2022년은 변화와 재도약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월 넥슨은 회사의 기틀을 다진 고 김정주 NXC 이사를 잃었다. 하와이에 머물고 있던 김 이사의 별세 소식은 뒤늦게 국내에 전해졌다. 고인의 사망 이후 넥슨은 외부 매각의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아내인 유정현 감사가 고인의 NXC 지분을 상속받으며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대신 넥슨은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한국의 디즈니'로 받돋움하겠다는 비전을 착실히 수행했다. 지난 1월 4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38%를 인수했던 AGBO에 추가 투자를 단행해 총 49.21%의 지분을 확보했다. '어벤저스: 엔드게임' 등 마블 영화를 제작한 루소 형제 스튜디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동시에 넥슨은 신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3월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하는 등 올해의 최고 게임에 등극했다. 던파 모바일은 구글플레이가 선정하는 '올해의 베스트 게임 대상'과 '올해를 빛낸 결쟁 게임-우수상'에도 선정됐다. 이 외에도 넥슨은 '블루아카이브'도 성공작에 이름을 올리며 게임 안팎으로 IP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고 김정주 NXC 이사는 지난 2월 하와이에서 별세했다. (사진=푸르메재단)
지난해 '오딘: 발할라라이징'으로 신흥강자로 부상한 카카오게임즈는 올해의 신작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로 울고 웃었다. 지난 6월 말 출시한 우마무스메는 론칭과 동시에 많은 이용자들을 사로 잡았다. 순식간에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서브컬쳐 게임도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이용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가별 콘텐츠 차별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며 집단 행동으로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있는 판교에는 때 아닌 '마차'가 등장했다. 게임 속 콘텐츠에서 착안해 이색 시위를 벌인 것이다. 결국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의 뜻을 전하며 우마무스메 사태는 일단락됐다. 게임사와의 갈등을 봉합한 우마무스메는 다시금 매출 10위권에 진입하며 선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 운영에 항의하며 이용자들은 마차 시위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우마무스메 사태에서 보듯 이용자 목소리는 게임 성패를 좌우하는 한 변수가 됐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안 역시 이용자들의 트럭시위가 이끌어낸 결과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블루아카이브에 대한 등급 재평가를 내렸을 때도 이용자들은 목소리를 냈다. 최근에는 넥슨의 카트라이더가 신작 출시를 앞두고 기존작의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자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용자들이 항상 부정적인 목소리만 내는 것은 아니었다. 칭찬이 필요할 때는 확실한 지지를 표했다.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 운영진들에게 이용자 소통 강화와 서비스 개선 노력에 대한 답례차원으로 커피차 선물을 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페그오는 업계 최초의 트럭 시위 주인공에서 20개월만에 커피차를 받는 대상으로 입장이 완전히 전환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계속해서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며 "앞으로도 많은 격려와 질책을 바란다"고 밝혔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