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홍상수 감독의 신작 ‘탑’ (제작: 영화제작 전원사│배급: 영화제작 전원사, 콘텐츠판다)이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 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과 만난 뒤 국내 정식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막을 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4월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영화 ‘소설가의 영화’와 홍 감독의 신작이자 28번째 장편 ‘탑’ 두 작품을 ‘아이콘’ 섹션에 동시에 초청했다. 아이콘 섹션은 동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지난 5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는 ‘탑’의 출연 배우 기주봉 권해효 조윤희 박미소 등이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영화 '탑' 스틸. 사진=영화제작전원사
‘탑’의 국내 첫 공개인 부산국제영화제 관객과의 만남에서는 이런 말들이 오고 갔다. 권해효는 “’탑’은 제가 아는 한 홍상수 감독 작품들 중 가장 긴 롱테이크 씬을 담아낸 영화다. 10분 15분짜리의 긴 롱테이크를 대사 한마디 틀리지 않고, 여러 배우가 호흡을 맞춰서 완벽하게 한 씬을 완성해나가기 위해서는 미친듯이 몰입하는 수 밖에 없다. 이 영화 모든 장면들은 배우들 모두가 정말로 몰입했던 순간들, 치열하게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배우들의 진짜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한 질문에 배우 이혜영은 “감독님 영화에 나오면 연기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건 어쩌면 롱테이크 때문 일지도 모르겠고, 대사들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그 어떤 쉼, 어떤 시간이 만들어주는 마술인 것 같다. 내가 연기를 잘해서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보일 뿐인 것 같다. 감독님이 써주신 대본대로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연기를 잘 해 보인다”고 답했다.
홍 감독의 독특한 작업 방식 안에서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배우 조윤희는 “감독님이 주신 작은 정보들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찾고, 제 안에서 꺼내 쓸 수 있는 것을 꺼내 쓴다. 어려울 것 같지만 오히려 굉장히 편안하다. 감독님이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것을 꺼내 쓰실 거지? 하는 기대가 있다. 저는 감독님 현장에 갈 때가 가장 즐겁고 좋다. 내가 직접 출연한 배우지만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매번 새롭다”고 말했다.
남다은 영화평론가는 ‘탑’에 대해 “마치 주술에 걸린 듯 내내 이 건물을 떠나지 못한다. 홍상수의 최근작들과 비교해봐도 이 건물을 감싼 시간과 구조는 모호하고 대담하다”면서 “더없이 유머러우면서도 절묘한데, 결국엔 한 남자의 스산한 초상으로 남겨질 세계가 이렇게 탄생한다”고 평했다.
지오나바 풀비 토론토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는 홍 감독의 신작 ‘탑’에 대해 “영화로 만들어진 보석이며, 그의 비주얼 일기에 더해지는 새로운 챕터이다”면서 “멜랑콜릭한 부드러움이 인류애와 함께 스크린을 채우고, 홍상수 영화의 친숙한 풍경들과 여러 잔의 와인들 위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화들이 함께 한다”고 평했다.
특별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홍상수 감독의 신작 ‘탑’은 2021년 가을 서울 논현동의 한 건물을 주 무대로 촬영됐으며 다음 달 3일 개봉 예정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