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교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몇 달 전 9억원대 전세 보증금(전용면적 84㎡ 기준)을 8억원 초반으로 낮춰도 계약이 쉽지 않아요. 집을 보러 오면 가격 협상이라도 할 텐데 찾아오는 손님도 없어요"
11일 찾은 경기도 광교신도시의 대장 아파트 '광교중흥S클래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전세를 찾는 수요가 뚝 끊겼다면서 앞으로 전셋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 아파트는 광교신도시 신축인 데다 다양한 평형대와 호수뷰를 갖춰 시세를 견인하는 단지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달 8억원까지 내려왔다. 이마저도 전세 신규계약 성사가 어려워 7억원대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광교더샵'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최저 5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8월에는 5억 후반대에서 6억원대까지 실거래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 8억4000만원과 비교하면 적게는 1억에서 많게는 3억원 가량 떨어졌다.
수원 영통구 구도심인 망포동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힐스테이트 영통' 전용 84㎡ 전세는 이달 3일 4억6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같은 평형대가 지난달 5억4000만원, 8월 6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망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힐스테이트 영통의 4억6000만원 전세 거래는 갱신계약으로 신규계약 시세는 5억3000만~5억5000만원"이라며 "수요 대비 전세 공급이 너무 많아 시세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수원 영통구 망포동의 '힐스테이트 영통' 단지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수원 영통구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해 12월 중순 하락 전환해 지난주 -0.71%를 기록했다. 수원(-0.39%) 전체 평균 대비 2배에 가까운 낙폭이다.
수원 영통구는 지난해 입주물량 부족으로 전셋값 급등을 보였지만 1년 사이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나는 곳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수요 이동이 둔화된 탓이다. 여기에 쏟아지는 입주물량 폭탄에 전셋값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망포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올해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부터 한 두달이면 나갔던 전세 물건이 이제는 3~4달을 기다려도 안 나간다"면서 "앞으로 입주할 아파트는 많은데 유입되는 인구가 없다 보니 전셋값이 떨어져도 계약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수원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1만6046가구에 이른다. 이중 영통구의 입주물량은 4077가구로 팔달구(6676가구) 다음으로 많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수요자들은 가격이 더 하락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어 수요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지 않고 본인이 산다고 해도 기존에 거주하던 곳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공급물량은 줄지 않는다"면서 "물량 폭탄으로 하방압력이 높아져 한동안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