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외 업무를 하고 받은 사례금을 회사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A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모 대학에서 전동차 구조 및 기능 관련 강의를 36회 했고 사례금으로 총 800만원을 받았지만, 200만원만 신고했다. 에스알에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외부강의 등을 해놓고 사례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직원이 18명이나 됐다. 이들은 총 2133만2200원을 사례금으로 받았으나 신고하지 않은 금액이 무려 1923만2200이나 됐다. 전체 수령액의 90.2%다. 에스알은 A씨 등에게 경고와 주의 등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감사원에 따르면, 에스알 임직원들의 직무 외 영리업무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에스알의 정관, 취업규칙 위반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37조와 에스알의 정관 33조 등에 의거하면, 에스알의 상임임원과 직원은 직무 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한다. 겸직을 할 경우 상임임원은 임명권자나 제청권자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 직원은 대표이사의 허가를 받은 경우에 한해서만 '비영리목적의 업무'를 할 수 있다. 또 취업규칙 6조에 따르면 "직원은 회사의 승인 없이 다른 영리활동을 해서는 아니되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회사는 그 정도에 따라 관련 사규에 의거, 징계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외부강의 사례금을 회사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건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김영란법)과 에스알 임직원 행동강령 등에도 위배된다. 김영란법 10조와 에스알 임직원 행동강령을 보면, 에스알 임직원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해 요청받은 교육·홍보·토론회·세미나·공청회 또는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강연·기고 등의 대가로 사례금을 받은 때에는 그 외부강의 등을 마친 날부터 10일 이내에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토록 돼 있다. 사례금을 받고서 신고하지 않는 등의 행위를 한 임직원에 대해선 대표이사가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830일 이종국 에스알 대표이사가 수서발고속철도(SRT) 객실장 현장근무를 하면서 객실을 순회하고 있다. (사진=에스알, 뉴시스)
심지어 팀장(3급) 2명은 2020년 3월과 8월에 각각 음주운전을 저질렀고, 면허취소와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에스알은 감사원이 이를 적발할 때까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사고를 낸 두 명 모두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그 사실을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감췄다. 감사원 적발로 뒤늦게 사실을 안 에스알은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올해 8월에야 두 사람을 각각 정직 1개월과 감봉 3개월에 처분했다.
에스알의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따르면, 에스알은 기관별 경영실적 평가에서 '보통' 등급인 C를 받았다. 해당 평가의 등급은 탁월(S)→우수(A)→양호(B)→보통(C)→미흡(D)→아주 미흡(E) 순으로 나뉜다. 또 2021년도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11개 기관으로 꼽혀 기관장·감사·상임이사의 성과급을 자율 반납토록 권고받았다. 특히 에스알은 지난 2016년 300명을 신규 채용할 때 자사와 코레일 간부 자녀 12명을 선발, '현대판 음서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면접에서 떨어진 4명을 구제키 위해 채용 규모를 임의로 늘리고 면접 점수를 조작하는 등 채용비리까지 저지른 걸로 드러났다. 또 노동조합 간부 출신 B씨는 11명에게 1억원 이상을 받고 부정채용을 알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알 관계자는 "겸직의무 위반자와 음주운전 전력자의 경우 감사원 감사 결과와 의견, 관련 법의 양형기준에 따라 징계를 한 것"이라며 "겸직금지를 더 철저하게 하고 음주운전으로 수사를 받을 경우 회사에 자진 신고하지 않으면 가중처벌하는 등 시스템을 보완했다"고 해명했다. 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순 있으나 타 공공기관·공기업의 징계 수준, 관련 법의 양형기준 등에 비교하면 결코 수위가 낮지 않다"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