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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불패' 옛말…수도권도 갈수록 미분양 쌓인다
지난달 미분양 아파트 4529가구…30개월 만에 최고
입력 : 2022-08-31 오전 7:00:00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수도권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청약불패' 신화가 빠르게 깨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 탓에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국토교통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서울·경기·인천의 미분양 아파트는 452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월(4901건) 이래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분양 물량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올해 1월(1325가구)부터 7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나왔다. 지난달 경기도 미분양 가구는 3393건으로 2020년 3월(3662건)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안성시에서 분양한 '안성공도 센트럴카운티 에듀파크'와 6월 양평군에 분양한 '휴먼빌 아틀리에'에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데 따른 영향이다. 여기에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된 물량도 지난 4월 404세대에서 5월 407세대, 6월 496세대, 7월 614세대로 4개월 연속 늘고 있다.
 
서울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592가구로 조사됐다. 미분양주택 물량은 전년동기(59가구)에 견줘 902.4% 급증한 것으로 수도권에서 증가폭이 가장 크다. 앞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10차례에 걸쳐 무순위청약 공고를 냈으며 서울 강북구 한화건설의 ‘한화 포레나 미아’도 무순위 청약을 거듭하고 있다.
(표=뉴스토마토)
다만 물량 자체는 전월(719가구)보다 17.7% 감소했다.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들이 할인 분양에 나서며 물량을 소진한 영향이다. 실제 지난 4월 분양 후 무순위 청양을 진행했던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최초 분양가보다 최대 15% 할인이라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밖에 인천의 경우 544세대로 지난 2020년 11월(691세대)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경기침체 우려와 분양가상한제 개편,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수도권 지역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아파트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인근 집값을 끌어 올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도입된 분상제가 사라지면 고분양가나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안 좋은 단지의 경우 미분양이 될 수 있어서다. 또 건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기본형건축비의 추가 인상이 분양가에 반영되면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져서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수도권과 광역시에서의 미분양은 증가 중인 반면 기타지방에서의 미분양은 감소하고 있다”면서 “전월세 가격 하락 전환이 매매 수요 감소를 견인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옥석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물가나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줍줍 단지를 눈여겨 볼만하다”면서 “공급이 일시적으로 많아 수급 상황이 안 좋은 지역이나 도심, 신도시 같은 경우 나중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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