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지방 아파트 시장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갭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규제 지역과 산업단지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공시지가 1억원 이하 매물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금리 인상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 보다 높은 역전세 현상이 발생하면서 ‘깡통 아파트’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최근 3개월 간 갭투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 평택시로 나왔다. 평택시는 1098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 중 102건(9.2%)의 갭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매매 10건 중 1건은 실제 거주하지 않고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끼고 매수하는 등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인 셈이다.
갭투자는 특히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와 비규제 지역으로 쏠렸다. 평택의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른 재건축 등 규제완화 기대감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을 비롯해 송탄일반산업단지, 칠괴일반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는 점에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비규제지역인 경남 김해는 1518건 매매가운데 5.9%인 90건이 갭투자로 조사됐으며, 강원 원주시와 경북 포항시 북구는 전체 거래의 6.4%, 8.2%인 각각 83건, 79건의 갭투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매매 가격 보다 전세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마이너스 갭’ 거래가 늘어나면서 ‘깡통 전세’ 우려도 커졌다는 점이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진 가운데 금리인상과 매물 적체로 매매가 하락시 깡통 전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표=뉴스토마토)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분석을 보면 지난 5월 4200만원에 팔린 평택 스마트빌듀오1차는 지난달 28일 7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작성했으며 지난달 매매된 서정트인자리애 1차 역시 매매가(9400만원)대비 2600만원 높은 1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서정스마트빌듀오1차와 더스위트하버 또한 매매가보다 각각 2500만원, 1810만원 높은 9500만원, 1억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경남 김해의 경우 팔판마을3단지 부영e그린타운가 매매가(1억5000만원)보다 1500만원 높은 1억65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고, 원주 단계동 세경3차는 지난달 매매가보다 2500만원 높은 1억2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인천의 경우 부평구 아텔리어가 매매가(5100만원)의 무려 2배가량인 1억원에 전세계약됐다.
전세가율(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역시 오름세다.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지방 전세가율은 75.4%로 작년 7월(75.5%) 이후 약 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66.3%)를 12.2%포인트 상회한다. 시·군도별로 보면 충남(78.9%), 경북(78.6%), 충북(77%), 안성(76.6%) 등 순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거래절벽과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신중한 투자를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출로 무리하게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라며 “깊은 거래관망 속 저조한 주택거래와 가격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방 아파트나, 연립·다세대 주택임대차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설 경우 보증금 반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지불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