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최근 불거지고 있는 내부통제 관련 금융권 사건·사고의 파장이 확산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 법안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석열정부가 금융사 내부통제 개선을 국정과제로 꺼내든 가운데, 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조속히 심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정부는 물론 여야가 발의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들은 금융사 내부통제 기준 준수를 구체화하고, 위반 시 임원 제재를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6월 금융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일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개정안은 내부통제와 관련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에서는 금융사 CEO와 준법감시인, 위험관리책임자가 내부통제 기준, 위험관리 기준 준수를 점검하도록 하고 만약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 금융당국이 해당 임원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2020년 7월 발의한 지배구조법안은 금융사의 제재 및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은 우선 내부통제 기준 및 위험관리기준의 준수를 위해 준법감시인, 대표이사 등이 수행하는 업무를 명확히 규정했다. 이를 어길 경우 담당 임원은 제재 조치하고 금융사는 과징금을 부과토록 했다. 과징금은 해당 행위와 관련된 계약으로 얻은 수입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 책정한다.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의 발의한 법안도 내부통제 기준 위반한 임원의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내부통제 기준에 관한 업무를 명확히 하고 불이행시 임원 제재를 통해 관련 기준 이행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현행법에서도 금융사 임직원이 내부통제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있다. 그러나 금융사 임직원의 내부통제 의무 이행 범위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 불분명해 금융사 임직원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내부통제 위반시 금융사 임원의 법적 징계 근거를 마련한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수년 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최근 우리은행 횡령 사건을 계기로 법안 심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경영진에 대한 인적 제재보다는 미국, 영국 등 해외처럼 금전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영진이 직원 개인의 일탈부터 모든 범위를 통제한다는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전적 제재가 현행법에 명시되면 금융사들을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자 예방효과가 더 크다는 의견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한국 금융회사들 중 상당수는 내부통제를 법규 준수 의무로 준법경영 의무로 이해하고 있지만, 미국·영국 등 주요국 금융회사는 내부통제를 전사적 운영리스크 관점으로 이해해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인적, 물적 투자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한국은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시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미국·영국의 경우 내부통제 구축 의무 위반 시 매우 높은 수준의 민사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인적 제재 중심인 현 제도를 금전 제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 법안들이 수년 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