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이른바 ‘상품권깡’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현모 KT 대표이사 측이 “(후원금이)법인 자체 자금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판사는 이날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 대표와 KT 전현직 임원 9명의 첫 공판을 열었다.
구 대표 측 변호인은 “구 대표와 일부 전현직 임원들 명의로 정치자금 기부를 요청받고 금언을 보냈다는 기본적인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본인 명의로 부탁을 받았지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보내달라는 부탁을 받은 건 아니다”라고 공소사실 일부를 부인했다.
또 “정치후원금이 회삿돈이라는 사실은 알았으나, 이것이 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며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언급했다.
구 대표와 함께 기소된 KT 전현직 임원들 대부분은 회삿돈을 이용해 정치후원금을 조성하고 다수의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사실 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이들은 불법이란 점을 모르고 있었고, 사내 대외협력(CR)부서의 요청을 받고 회사에 도움이 주고자 이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구 대표 측은 정치자금법 31조가 정치활동의 자유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해당 조항은 국내외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또 국내외 법인·단체와 관련된 자금을 정치후원에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2016년 9월경 KT 부사장급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자신 명의로 총 1400만원의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또 KT 대관 담당 임원들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 사이 상품권 대금을 지급하고 할인된 금액의 현금을 되돌려 받는 상품권깡 방식으로 국회의원 99명에게 약 4억3800만원의 쪼개기 불법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구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업무상 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 등 총 1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구 대표가 정식재판을 청구해 공판이 열렸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를 받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