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대검 2인자 박성진, ‘검수완박’ 통과에 사의
“절차마저 어긴 독단적 입법과정에 극심한 자괴감”
입력 : 2022-05-04 오후 3:21:5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검찰청 2인자 박성진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 차장검사)가 4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통과에 반발하는 취지다.
 
박 직무대리는 이날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검사의 길을 이제 마무리하려 한다”며 “지난해 크게 바뀐 형사사법제도가 미처 안착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뚜렷한 논리나 충분한 논의 없이 절차마저 어겨가며 독단적으로 추진되는 입법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극심한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직무대리는 지난달 22일 여당과 야당이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한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었다. 그러나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표를 낸 상태여서, 검수완박 입법 저지를 위해 지휘부 공백을 메워왔다.
 
그는 “대검 마약과장이 마지막이고 이후에는 미련 없이 다른 길을 가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12년이나 더 보너스같은 삶을 살면서 참으로 과분한 은혜를 받았다”고 검사인생을 돌아봤다. 
 
또 “평상시라면 비록 아쉽긴 하지만 홀가분한 심정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지만 제가 평생을 바친 검찰이 지금처럼 크나큰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먼저 떠나게 돼 너무도 미안하고 착잡한 심경”이라고 덧붙였다.
 
박 직무대리는 검수완박 입법 통과에 작심하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오로지 자신들의 방패막이를 만들고자 꼼수를 강행하는 모습”이라며 “검사로서뿐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가 치미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을 내려놓는 것 말고는 달리 저항하고 책임질 방법이 없다”며 “검찰 구성원 한명 한명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진정으로 바람직한 결과가 있으리라 믿고 또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박 직무대리는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고 사법연수원을 24기로 수료했다. 지난 1995년 임관해 마약전담검사의 길을 걸었고, 대검찰청 마약과장·조직범죄과장 등을 거쳤다.
 
박성진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