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의 대출상담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에 힘입어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 매수심리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4.2를 기록했다. 92.6까지 떨어졌던 지난 2월 21일 이후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수도권은 92.1로 2월 중순 이후 90.0선을 횡보하다 5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1월 말 80선까지 떨어졌던 매수심리가 지난주 90선을 회복해 이번주 91을 기록했다. 강북권역(88.6)보다 강남권역(93.4)이 높았는데 강남4구가 9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기(92.3)와 인천(94.2)도 지난주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꺾였던 매수심리가 차기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기대감에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즉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계획을 밝혔으며, 임대차 3법과 재건축초과이익한수제 개편 등 분야를 망라한 부동산 규제 완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실수요자의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대출 규제 완화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 반면 대출 규제는 꽉 막혀 현재는 집을 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일괄 70%로 상향해 주택구매수요를 충족하겠다고 공약했다.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는 80%까지 올리고, 주택 수에 따라 LTV 상한을 30~40%로 제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TV는 규제지역 여부와 가격 등에 따라 0~70% 사이다.
대출 규제 숨통을 트일 경우 매수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0.5%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8월부터 2~3개월마다 0.25%p씩 네 차례 올랐다. 앞으로 추가 인상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자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기준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9~6.45%로 올랐다. 빠른 시일 내 상단 금리는 최고 7%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자 부담이 더 커지면 대출 규제를 풀어도 집을 살 수 있는 실수요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집값이 많이 오른데다 금리 부담에 추가 상승 기대도 크지 않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시대는 끝났다"며 "집주인은 규제 완화 기대로 호가를 올리겠지만 매수자들은 금리 부담으로 적극 나서기 어려워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매수심리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매수심리 상승은 생애 최초 구매자나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젊은층 위주로만 나타날 것"이라며 "지역별로 보면 대출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은 서울 중저가 지역이나 일부 수도권 외곽이 꼽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은 대출과 무관한 곳으로 재건축 이슈에 따라 오를 것"이라면서 "강남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을 제외한 곳에서 대세 상승이 나타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