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납품단가 연동제' 추진에…건설업계 "수용 어렵다"
원자재값 인상에 중소기업계 직격탄
입력 : 2022-04-15 오전 8:00:00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에 레미콘 운반 트럭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원자재값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계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원도급사와 발주자의 공사비 증액 협상 없인 제도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1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18개 중소기업 단체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 모여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하도급 계약기간 동안 변동되는 원자재값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조정해주는 제도다. 원자재값이 크게 올랐던 지난 2008년에도 논의됐지만 도입되진 않았다. 부작용 우려와 시장원리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연동제가 도입되면 대기업이 구매처를 해외로 전환해 중소기업이 어려워지고 국내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원리를 깨뜨릴 위험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원자재값 상승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급격한 수요 증가로 시작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장기화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경우 유연탄, 철근 등의 가격 상승으로 건자재값 인상 요구가 줄을 잇는 상황이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대기업에 납품단가 상승을 요구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원자재값은 계속 올라 부담 가능한 선을 넘겼다고 성토하고 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시멘트는 유연탄값 상승으로 19%의 추가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시멘트 등 재료비, 유류비, 운반비 모두 안 오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논의가 재점화됐지만 건설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 레미콘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시멘트값 인상 이후 건설사에 납품하는 레미콘값은 12월에 겨우 올랐다"며 "레미콘업계는 건설사와 시멘트사 중간에 끼여 양쪽에서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격 인상 협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는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건설사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는 곤란한 입장이다. 건설사도 발주자로부터 정해진 공사비로 수주를 받는데 납품단가를 올려주면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자와의 공사비 협상도 탄력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납품단가 연동제대로 하면 원자재값이 내릴 땐 단가도 내려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상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원도급사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원자재 수급 안정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사비 조정 여지가 있는 공공공사와 달리 민간공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민간공사의 경우 발주자와의 계약 조정 여부, 후속 제재 등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면서도 "가격 인상을 법으로 규정하면 결국 소송으로 흐를 수 밖에 없고 분쟁만 심화되는 꼴"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가격 인상 협의가 원활할 수 있도록 협의체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정부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성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