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인수위 제공)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친윤(친윤석열)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부터 지방선거까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들이 속속 등판하면서 '윤심'(윤석열 당선인 의중)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물론 공천 과정에 윤 당선인이 개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선 후 한 달도 안 돼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까닭에 윤 당선인과의 친소여부가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으로서도 대선 직후 치러지는 6·1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승리를 거둬야 새 정부 초반 국정운영에 힘을 얻을 수 있다. 측근들을 곳곳에 포진시켜 우군을 형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이유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맏형격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5일 원내대표에 출마했고, 당초 원내대표 경선을 염두에 뒀던 김태흠 의원은 교통정리 차원에서 충남지사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당선인 대변인을 내려놓은 김은혜 의원은 6일 경기지사에 출마를 공식화했다.
거론되는 인물들은 윤심은 작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도 윤 당선인과의 친분은 적극 드러내는 다소 모순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당선인과의 인간관계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할 말을 하겠다"고 측근임을 강조했다. 그는 '현역 의원의 도지사 출마 선언에 윤심이 작용했다'는 지적에는 "윤심이 작용했다는 말은 좀 지나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전날까지 윤 당선인의 입으로 활동한 김은혜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선언을 하면서 "윤 당선인이 제 출마 결심에 덕담을 해줬다"면서 자신과 윤 당선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원팀'으로 표현했다. 다만 이번 출마에 윤 당선인의 의중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에는 "당선인 뜻과는 관계 없다. 저의 뜻이었다"며 "윤심이 아니라 민심을 대변하고자 나섰다"고 일축했다.
경기지사 경선에서 맞붙게 된 유승민 전 의원은 "부담스럽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유 전 의원 측근들은 속으로는 부글부글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윤심이 작용해 선거 중립 등 불공정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단 의구심이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윤 당선인과 대척점에 섰다. 윤 당선인과 껄끄러운 관계는 아니지만 경선 패배 후 선대위의 원팀 구애에도 침묵을 이어가다가 대선 본선 막판에야 합류한 바 있다.
김태흠 의원도 "당 지도부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그동안 준비해왔던 원내대표 출마를 접는다"며 돌연 충남지사 출마로 선회했다. '당 지도부의 요청'이라는 대목에서 교통정리가 일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간 원내대표 출마에 의지를 보였던 김 의원이 충남지사로 방향을 바꾼 데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인수위 제공)
이렇듯 선거를 통한 친윤체제 강화 논란에 윤 당선인 측은 선을 긋고 나섰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통해 "본인의 결단과 주변의 나가면 좋겠다는 인식이 조화된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 나가라 마라 말한 바 없다"고 했다. 그는 "세 분의 출마자에 대해선 자천타천으로 이미 출마하기에 손색없다는 여론이 조성돼 있었다"며 "선거에 나서는 분들은 본인의 강력한 결단 없이는 누구도 나가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확실히 '대세는 윤심'이란 게 당내 분위기다. 지난해 3월 검찰총장에서 자진 사퇴한 후 정치권으로 직행해 대권을 거머쥔 윤 당선인의 경우 당내 뿌리가 얕다는 취약점이 있다. 원내대표 경선이나 지방선거 등에서 친윤계 인사들이 약진하면 자연스럽게 윤 당선인의 그립감이 세질 수 있다. 당과 지방권력 교체를 통한 친정체제 강화다.
다만 윤심 논란으로 당내 '친윤' 대 '비윤'의 계파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단 점은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계파 수장의 명령을 받는 이른바 '오더 정치'가 재연할 가능성도 크다. 자칫 당청의 수직적인 관계로 이어질 경우 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권 초기에는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이 돼야 국정운영을 순조롭게 해 나갈 수 있다는 대명제 때문에 당선인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 경선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매번 정권 초기에 파워맨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전달·활용되는 게 관례처럼 돼왔는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