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군에 대한 보고를 받고 본격적인 인사 검증에 착수했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28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인수위 내부에서 총리 후보군 자체 검증이 끝나는 과정이 3~4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야 관계를 위해 정치력과 지역통합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청문회 통과를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대야 관계가 매끄러운 분으로, 관료들을 다룰 수 있는 경제 경험이 있는 분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그런 부분들을 당선자께서 굉장히 고민 중인 단계"라고 귀띔했다.
총리 후보군으로는 한덕수·김황식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용만 전 두산 회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여전히 유력 후보지만 인수위원장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중용되는 사례가 극히 드문 데다,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중심으로 견제의 목소리도 높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통해 "총리 인선만이 아니라 경제부총리, 금융위원장, 대통령실 경제수석까지 '경제 원팀'이 드림팀으로 이어지게 만들 최적임자를 후보로 찾고 있다"며 초대 국무총리의 기준을 제시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4월 초 정도에는 적어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윤곽이 가려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총리 후보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으로 다음 달 초를 데드라인으로 언급한 것은 인사청문특위 구성과 인사청문회, 본회의 표결 등을 거치려면 35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서다. "새 총리는 새 정부가 출범(5월10일)하는 시기에 맞춰 일할 수 있도록 인선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윤 당선인 측 구상이다.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새 정부 첫 총리로 무색무취한 인물이 중용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제1당인 민주당이 172석을 점하는 만큼 민주당이 인준을 거부할 명분이 적은 인물을 찾아내는 방안으로 후보군이 추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아무래도 당 색깔이 옅은 분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명 기준으로)가장 큰 게 국회를 통과해야 된다"고 짚었다. 하 의원은 "(총리는)장관하고 다르다. 과반이 찬성해야 되고 그 말은 민주당이 반대하는 사람이면 안 된다"며 "그래서 여야 모두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현실적 기준이 돼버렸다. 한쪽 당파적인 인사는 되기가 어렵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이 연일 '경제'를 강조하는 걸 미뤄보면 경제통 총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총리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삼가면서도 '경제 부처를 아우르는 인물상'을 유독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브리핑 후 추가 공지를 통해 "총리 인선은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등 큰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경제부처 원팀, 드림팀의 경우 경제 분야에서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 정부의 기조를 설명드린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도 최근 "실용주의와 국민이익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하겠다"고 천명, 경제통 총리를 염두에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민생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실력을 겸비한 경제 전문가라면 민주당에서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렸다.
윤 당선인이 새 정부 국정 기조로 '통합'을 내거는 만큼 호남 출신 명망가가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전라북도 전주 출신인 한덕수 전 총리가 노무현·이명박정부에서 두루 활동했고 미국통·경제통이라는 강점 덕분에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노무현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로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반기문 전 총장도 국제적 인지도와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주요한 카드로 꼽힌다. 당내 인사로는 온건·합리적 인사로 거론되는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물망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