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정부의 집중단속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다소 줄었다. 하지만 범행 수법이 지속적으로 지능화하고 있어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7일 경찰·검찰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정부의 집중 단속 결과,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줄었다.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지난 3월 4017건에서 9월 1812건으로 54%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사기 주요 범행수단 집중단속으로 범죄 피해 추세도 지난 4월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정부의 집중단속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 3월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관련 범죄 전담팀을 구성했다. 피해집중대응팀이라는 TF(태스크포스)로,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50%로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집중단속에 나섰다. TF팀은 경찰 내에서도 보이스피싱 관련 수사 역량을 인정 받은 수사관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범죄조직이 범행수법을 나날이 지능화하고 있어 정부의 단속에도 한계가 뒤따른다는 평가다. 이는 범죄조직의 총책이 해외에 있어 범인 검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범행 전체를 총괄해 내부 각 점조직 간 유기적 연락을 담당하는 '총책', 총책의 지시를 받아 내부 조직원들을 관리하며 사기 수법과 현금수거 방법 등을 교육·지시하는 '관리책', 불특정 다수 피해자들에게 전화해 정부기관 등을 사칭한 거짓말을 해 피해자들을 기망하는 '유인책·콜센터' 등 고도의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다. 이렇다 보니 실제 보이스피싱 현장에서 현금인출책이나 수거책만이 검거되고 총책 등 수괴를 검거하는 사례는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총책들이 주로 해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기 때문에 총책 검거가 과제다"며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새로워지고 범죄조직의 규모 또한 커지는 상황에서 경찰이 현재의 검거 및 수사활동만으로 벅찬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경찰은 해외 총책 등 범죄조직 집중 검거를 위해 '해외 총책 등 범죄조직 검거 TF'를 설치,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 간 집중 검거에 나서기로 했다. 검찰 역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 전담부서가 설치된 5개 검찰청(서울중앙·인천·부산·광주·대구)뿐 아니라 전국 모든 검찰청에 전담 검사를 지정하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지능화함에 따라 정부도 범죄조직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조직은 수법을 지능화·고도화하고 있어 범죄 근절을 위해 총책 등 범죄조직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등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수 의원은 "과학수사와 사이버수사 기법 등 새로운 수사기법과 대응방안을 개발하면서 신종 수법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19일 서울시 서대문경찰서를 방문해 현장 소통 간담회를 열고 경찰관들과 보이스피싱 등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