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를 두고 국제 사회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지만 미얀마발 국제 정세 불안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미국은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를 강력히 비난하며 제재 가능성을 경고한 반면 중국은 사태를 관망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일(현지시간)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정권 장악을 노린 군사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군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미얀마 사탸에 대한 입장을 내는 데 이틀의 시간이 걸린 것은 중국과 미얀마의 관계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모두 미얀마를 외교적 요충지로 삼으며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데, 섣불리 미얀마 쿠데타를 비난할 경우 중국과 미얀마의 밀월관계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미얀마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인도주의적 지원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조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전략이 동맹 외교인 만큼 군부 쿠데타를 대놓고 묵인하지 않으면서도 미얀마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태국 거주 미얀마 사람들이 1일 방콕의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 수치 고문, 윈 민 대통령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권력 이양과 함께 1년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뉴시스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는 중국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종료됐다. 외신에 따르면 안보리 15개 회원국이 모여 성명 초안을 작성했으나 상임 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성명 초안은 미얀마 군부 규탄과 구금된 정치 지도자 전원 석방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미얀마 군부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아예 이번 사태에서 한 발 물러난 듯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얀마의 헌법과 법적 틀 안에서 각 세력의 이견이 적절히 다뤄지고 정치·사회적 안정을 유지하길 바란다"라며 "국제 사회의 대응이 이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