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현대차그룹이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기지로 중국을 택하며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부상하는 중국 시장을 초기에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수소차 시장이 다국적 기업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5일 정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열고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기술 수출을 승인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 신설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산업부에 기술 수출 승인 신청을 했다.
현대차가 유럽 에너지 솔루션 스타트업에 수출한 넥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사진/현대차그룹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수소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내연기관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수소차의 핵심 부품이다. 이는 국가 핵심기술인 만큼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어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현대차가 중국에서 하려는 공정이 후반부에 해당해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수출을 승인했다. 현지 생산공장 건설이 국내 생산업체들의 수출 증대 효과와 더불어 중국 내 수소차 시장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중국의 수소차 시장은 국토면적과 물류량 부문에서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중국 수소에너지연맹은 2019년 중국 수소차 판매량이 3000대에 그쳤지만, 2020~2025년에는 5만대, 2026~2035년에는 130만대, 2036~2050년에는 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친환경차 장려 정책은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2030년 수소전기차 100만대 이상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소비자에게 수소차 보조금을 바로 지급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소비자에게 차량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변경했다.
이런 환경에서 중국 수소차 시장을 선점하려면 지자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지자체의 역할이 커진 만큼 현대차의 중국 내 현지 공장 건설은 수소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좋은 대안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70만기의 수소연료전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인데, 중국 고객들에게 현대차의 기술력을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소경제가 태동하는 중국에서 올해부터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2017년 장쑤성에 수소충전소를 건설하며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도요타는 지난해 6월 광저우 자동차그룹, 베이징자동차그룹, 등평자동차그룹 등과 연구개발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캐나다 발라드 파워 시스템사를 비롯해 독일 보쉬, 영국 세렛 파워, 네덜란드 네드스택 등 글로벌 업체들 역시 현지 생산공장과 기술연구소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이번 수소연료전지공장 설립을 계기로 중국시장에서 수소차 판매를 비롯해 수소차 리스, 충전소 운영 등 생태계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 정부와 지자체 뿐만 아니라 현지 우수 파트너사들과도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신년사를 통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 선박, 발전기, 열차의 동력원으로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연관 수소사업에서 주도권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