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자동차 개소세를 낮추면 소비심리를 자극해 판매를 확대하는 데 긍정적이다. 정부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때마다 개소세 인하 카드를 꺼내는 이유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가 일상화하고 시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시기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자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산 차 내수 판매는 18만1325대로 전년 동기보다 18.2% 감소했다. 1월은 15%가량 줄었고 2월은 22% 가까이 축소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감염이 확산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수 판매를 살리기 위해 개소세를 낮춰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였고 정부는 3월부터 인하 정책을 시행했다.
이때부터 판매는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고 인하율이 70%였던 3~6월의 국산 차 판매 대수는 61만8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특히 6월에는 41.2% 증가한 17만여대가 팔렸다. 개소세 인하 혜택이 소비심리를 살려 판매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하반기에도 증가세는 이어졌다. 다만 앞선 4개월보다는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7~11월 판매는 67만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개소세 인하 폭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과 9월에는 각각 10%, 20%대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8월은 전년 동기보다 판매가 줄었고 10월에는 0.4%로 정체된 모습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인하 혜택 종료나 축소 직전에 수요가 급증했다가 직후에는 판매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소세 인하 폭 축소에 따른 실적 악영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에 더 큰 양상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내내 판매량이 늘어났고 기아차는 공장 재편 공사 영향이 있던 8월을 빼면 줄곧 증가세다. 반면 르노삼성은 하반기 동안 계속해서 판매가 감소하고 있고 쌍용차는 9월부터 개선됐지만 7~8월 각각 15~20% 안팎씩 판매량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구매에는 신차 출시 일정이나 업체별 판매 조건, 소비자의 필요성 등이 다양하게 작용하겠지만 최근에는 무엇보다 개소세 정책이 영향을 많이 주는 듯하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혜택이 큰 고가차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소세를 보고 자동차 구매 시기를 결정하는 사례 늘어나고 있고 수입차나 고가 차량이 정책 수혜를 더 크게 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입차 판매는 2월부터 지난달까지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작년보다 13.4% 증가했고 역대 최고 기록을 작성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