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핵보유국인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를 강요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노무현 정부 때 맺은 10·4 공동선언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폐기해 북한의 도발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14일 국회 대북전단살포금지법 필리버스터에서 “(미국은) 5천개가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북한과 이란에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저는 소위 말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불평등 조약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노무현 정부의 10·4 선언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승계하지 않고 부정해 북한의 항변을 일으켰다며 “역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 개정안)과 관련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 의원이 말한 ‘10·4 선언’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성사됐던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남북공동선언이다. 당시 상호 협력에 기반한 남북 경제협력과 군사 긴장 완화 등을 합의하며 남북 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박근혜 정부 역시 대북 압박 기조를 이어가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돌아섰다.
이날 송 의원은 대북전단살포가 북한을 도발을 야기한다고 지적하며 "부분적 이익을 위해 이렇게까지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용납할 수가 있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또 탈북민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에 반대하고 나선걸 두고 "북에서 온 지 4년 만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도 대단한 특별한 케이스"라며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중진의원이 나와서 제대로 된 균형 있는 야당의 입장을 말씀해 줄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대한민국 국회 외통위원장의 필리버스터는 그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자'는 그릇된 아량으로 가득했다"며 "외통위원장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또 "도발 때마다 우리가 먼저 빌미를 제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했다”며 “북한의 대남도발 행위에 우리 스스로가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