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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자율배상 논의 변화 조짐 "일부 은행들 긍정적으로 검토"
2020-09-23 06:00:00 2020-09-23 08:10:33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금융당국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에 대한 은행협의체 자율배상 결정을 재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은행들이 키코 자율배상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코 피해 해결을 위해 상생기금을 제안했던 공동대책위원회도 구체적인 배상안 마련을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코 공대위는 이날 열리는 총회에서 상생기금 조성을 포함해 피해 기업들에 대한 구체적 보상방안을 논의했다. 공대위는 지난달 은행들이 출연하는 공동기금 조성안을 제안한 바 있다. 조봉구 공대위 위원장은 "키코 피해 기업들의 재기와 정상화를 돕자는 취지에서 상생기금 조성을 제안했다"며 "다만 내부적으로 피해 배상이 먼저라는 의견도 있어 총회를 통해 구체적인 배상안을 논의하고 의견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 권고안을 불수용한 은행들은 자율배상에 적극 임하겠다고 했다"며 "배상 논의가 지지부진한 은행협의체는 책임감을 가지고 신속하게 배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은행협의체 참여 은행들에게 키코 자율배상을 빠른 시일 내 결정해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 은행협의체가 출범한 지 석 달여가 지났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자 금감원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로 정한 결정 시한도 추석 연휴로 인해 다음달 초까지 연기했다. 현재 은행협의체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한국씨티·SC제일·HSBC·대구은행 총 10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협의체가 키코 배상에 대한 은행권 공동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은행별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실제 협의체 논의와 별개로 일부 은행들은 키코 피해 배상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에서 몇몇 의원실이 키코 문제를 다시 제기한다고 알고 있다"며 "각 은행마다 입장이 다르고 일부 은행은 책임 범위 내에서 피해 배상을 검토하면서 은행권 내 입장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붕구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감원의 키코 배상 조정결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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