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뉴딜펀드, '관제펀드' 전철 밟지 않길
입력 : 2020-09-08 06:00:00 수정 : 2020-09-08 06:00:00
이종용 증권데스크
정부가 사실상 원금과 최소 1.5%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정책형 뉴딜펀드'를 발표했지만, 국민 혈세로 투자 손실을 메우는 것이라는 '포퓰리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임기가 후반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정부·정책금융기관·민간금융기관 등의 출자를 기본으로 한 장기 계획이 영속성을 가질지에 대한 우려도 높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일 '뉴딜펀드' 관련 7문7답 자료를 내고 포퓰리즘과 관제펀드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털과 그린 부문 등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산업 분야에 투자하기 때문에 사업 구체성과 영속성 측면에서 과거 관제펀드와 차별화된다는 내용이다.
 
역대 정부마다 관제펀드를 내놓은 바 있지만, 성과는 미진하다. 이명박정부는 성장 패러다임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하면서 금융기업들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녹색펀드를 내놨다. 녹색펀드는 한때 평균 수익률이 60% 가까이 될 정도로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관련 정책이 동력을 잃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수익률도 악화됐다. 박근혜정부 때는 통일펀드가 나왔었다. 박 전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한 뒤 자산운용사들은 줄줄이 통일펀드를 내놨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얼어붙자 통일펀드 인기는 시들해졌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뉴딜 펀드가 녹색·통일펀드와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꺼낸 당근책은 한시적 건전성 규제 완화다. 뉴딜 부문 투자에는 비교적 낮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하거나 초대형 투자금융(IB)의 신용공여를 뉴딜 분야에 국한해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민간 자금공급을 맡은 금융업계에서는 한시적 규제 완화로는 과거 관제 펀드와 차별화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가 바라는대로 뉴딜펀드가 이전 정부의 '관제펀드'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 펀드에 투자할 국민이나 사업을 수행할 기업들이 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충분한 실탄공급이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수소충전소 확충사업,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등 정부가 투자 대상으로 언급한 프로젝트 대부분은 중장기 투자가 이어져야 결실을 내는 사업이라 영속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재정을 투입하면 펀드 손실은 어느정도 메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뉴딜펀드의 성공은 펀드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사업에서 수익을 내야 투자자들에게 투자금과 수익금을 돌려줄 수 있는 것이다. 결국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사업을 찾아내 투자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파를 통해 큰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성공 관건이다. 국민 혈세를 동원해 원금을 보장해주는 것만으로는 포퓰리즘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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