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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도 3위' 머문 삼성폰…"가격 경쟁력 없다"
지난달 불거진 보이콧 차이나' 여파, 일부만 반영된 듯
카날리스 "중국업체, '반중국 정서' 영향 최소화할 것" 분석
2020-07-20 10:04:06 2020-07-20 15:14:0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가 '보이콧 차이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또 3위에 머물렀다. 현지 반중국 정서가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까닭에 이번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으나 실제 삼성의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2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6.8%로 샤오미(30.9%)와 비보(21.3%)에 밀린 3위에 그쳤다. 오포(12.9%)와 오포의 서브 브랜드인 리얼미(10.0%)가 뒤를 이어 상위 5걸 가운데 4개가 중국 업체였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18.9%)는 샤오미(30.6%)와 비보(19.9%)에 밀린 3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샤오미에 이어 2위였으나 무서운 기세로 인도 시장 영역을 늘리고 있는 비보의 기세에 힘겨워하는 양상이다.
 
인도 '보이콧 차이나' 바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인도·중국군 국경 충돌이 지난달 15일 발생한 만큼 이번 2분기 통계에는 그 여파가 일부분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날리스는 이번 반중국 정서가 중국업체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카날리스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인도 대중의 분노가 있었다. 최근 인도 정부가 발표한 자급자족 정책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원인이 됐다"면서도 "지난해 인도 전체 스마트폰의 96%가 현지에서 제조·조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업체들은 '메이드 인 인디아' 메시를 강조하며 '인도 우선' 브랜드 포지셔닝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샤오미·오포·비보·리얼미 등은 대안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애플·노키아의 가격 경쟁력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5월 중순까지 전례 없는 '경제 셧다운'에 직면했다. 이에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48%나 출하량이 감소했다. 인도 전역의 판매망이 멈추자 스마트폰 공급업체도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면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역시 2분기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이 대부분 문을 닫은 여파가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7월 7억달러(약 8770억원)를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 규모로 준공한 곳이다. 
 
샤오미와 비보는 자사의 대규모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지원하기 위해 '오프라인 투 온라인' 전략을 꾀했다. 온라인 채널의 경우 시장 점유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판매 자체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 자체가 중국으로부터 대거 차관을 들여오는 등 중국이 없으면 경제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는 구조"라며 "반중국 정서에 따른 국내의 반사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게 어떤 기준에서 나온 수치인지 봐야겠지만, 인도 내 반중국 정서에 따른 국내 업체의 입지 변화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좀 더 구체화한 통계가 나오는 3분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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