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위축됐던 회사채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낮은 위험 부담으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회사채 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2일까지 개인의 장외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1조5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8.3% 늘어난 규모로, 전체 채권 투자거래 대금(1조6133억원)의 94% 수준에 달한다.
연초 2252억원이던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는 지난 2월말 4574억원으로 뛰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3월과 4월에는 각각 1130억원, 106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KEB하나은행과 키움캐피탈 등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보다 참가금액이 적은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가 급락과 금리·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패닉으로 회사채 시장도 얼어붙은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국고채 단순 매입과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조성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면서 투자심리는 회복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455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회사채 시장(7조568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12.2%에서 올해는 20.1%로 확대됐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리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금리가 높은 회사채 투자 수요도 늘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회사채의 완판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SK가스(AA-)와 CJ ENM(AA-)는 각각 1500억원 모집에 5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으며 이달 초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한 KT(AAA)에는 1조4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시장에서는 회사채 금리 매력이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종목별·등급별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채 수요예측은 4월초 채안펀드의 가동과 함께 재개됐다”며 “AA급의 수요예측 미달률은 4월 5.4%에 달했으나 5월 3.5%, 6월은 ‘0’으로 AA급의 경우 극단은 지나갔다”고 진단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5월 이후 회사채 실거래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고채 금리 레벨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무르면서 크레딧 채권의 금리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보면 AA등급과 A등급별 또는 종목별로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며 “쏟아지는 발행 물량에 투자자들은 선별적 수요를 했기 때문에 수요예측 경쟁률이 양극화를 보였고 이러한 투자자들의 선별적 수요에 따른 종목별, 등급별 양극화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표/금융투자협회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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