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확보 나선 은행들…1700억 부동산 매각
국민·신한·하나은행, 39개 물건 매각 공고…실적 악화 우려에 자산효율화 고삐
입력 : 2020-05-13 16:12:27 수정 : 2020-05-14 09:58:02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코로나19로 경기가 가라앉자 주요 은행들이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등 현금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부동산 매각 규모가 1700억원에 달한다. 
 
13일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지난 11일부터 입찰 공고(예정 포함)한 부동산 물건은 총 39개다. 매각 규모는 최저입찰가(예정금액) 기준 16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과거 유찰 경험이 있는 물건은 33건(84.6%)을 차지해 유휴 부동산 처리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2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어, 자산 효율화를 위한 고삐를 더욱 죄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이 27건 물건에 대한 매각을 공고해 가장 많은 물건 처분에 돌입했다. 금액으로는 최저입찰가 기준 1256억원에 달한다. 옛 외환은행 대구지점을 비롯해 옛 하나은행 부산중앙지점 등 25개 유휴 영업점이 대부분이다. 이와 함께 경기 안성시에 위치한 크로바하이텍 안성공장, 경기 평택시 청북읍 공장시설 등 2건을 매각 대상에 포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담보물의 공매 처분 등의 이유로 매각 결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옛 순천지점을 포함한 10건의 유휴 영업점 매각을 공고했다. 올 들어 두 번째다. 매각 규모는 총 372억원으로, 서울 노원구 옛 상계동 지점 물건이 최저입찰가 기준 160억원으로 가장 높다. 
 
은행들이 부동산을 팔고 나선 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 등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 조짐이 나타나면서 서둘러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휴 부동산 증가에 대한 부담감도 늘고 있어, 기존 물건에 대한 빠른 처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은행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영업점 효율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지난 1분기 국민·신한·하나은행이 통폐합을 결정한 영업점만 65개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도심 등 주로 영업망 축소로 인한 영업점 통폐합이 결정되는 만큼 가격 상승 여력은 적은 것으로 안다"면서 "상가 전체를 매입한 경우도 많아 요즘 경기에 임대 관리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적 감소 폭 만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이 부동산 매각으로 얻는 이익은 재무지표상 영업외이익으로 잡혀 당기순이익 상승을 이끌 수 있다. 고정비 감소 등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코로나19 우려에도 은행들은 지난 1분기 긍정적인 실적을 냈으나, 금융권에선 2분기부터 감소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은 유동성 위기가 도래하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대출이 급증한 데다 저원가성 예금 증가로 이자이익 감소가 우려했던 것보다 적었기 때문"이라면서 "카드 연체율 상승 등을 고려해 볼 때 코로나 영향은 2분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대출 급증에 따라 향후 은행 수익성도 불투명해졌다. 최근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부담으로 일부 전세자금대출의 제한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지난 1분기 쌓은 대손충당금도 직전분기(883억원)대비 2.9배(2599억원)늘어나면서 부실에 대비한 영업부담 역시 한층 가증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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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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