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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치아웃’ 허가윤 “나만 버린다고 되지 않아”
가수 아닌 배우 허가윤의 요즘 가장 큰 숙제 ‘버림’
2020-04-13 09:34:45 2020-04-13 09:34:4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허가윤은 2009년 포미닛으로 데뷔를 했다. 데뷔 횟수만 올해로 11년차다. 그러나 허가윤은 인터뷰 내내 신인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가수로는 11년차일지 몰라도 배우로서는 신인이라고 강조를 했다.
 
그가 가수 허가윤이 아닌 배우 허가윤을, 그리고 신인 배우를 강조하는 이유는 자신이 배우로서 앞으로 풀어내야 할 숙제 때문이었다. 더구나 서치 아웃에서 첫 주연을 맡아 나름 굵직한 롤을 맡은 허가윤은 배우라는 서치 아웃이 직업을 알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기에 유독 그는 아이돌 출신 배우이기에 버려야 할’, 그리고 버림 받아야 할것에 대한 고민이 깊어 보였다.
 
영화 서치 아웃은 경찰 준비생 성민(이시언 분)과 취업 준비생인 준혁(김성철 분)이 지내고 있는 고시원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죽음이 조작됨을 감지한 두 사람이 개인의 일상 생활에 파고든 SNS 범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스릴러다.
 
영화 서치아웃 허가윤. 사진/디엔와이, 스톰픽쳐스코리아
 
허가윤은 극 중 흥신소 해커 누리 역을 맡았다. 2009년 걸그룹 포미닛으로 데뷔한 그는 이번 영화가 첫 주연 작품이다. 그렇다고 연기 활동이 전무했던 건 아니다. 데뷔 때부터 시트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꾸준히 연기에 도전을 했다. 허가윤은 이전에는 잠깐 나오는 역할들이라 긴 연기를 보여줄 수 없었다며 긴 호흡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했다.
 
하지만 이전 작품과 달리 작품 속 비중이 커진 만큼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었다. 허가윤은 주연에 대한 부담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가 이미 안면이 있는 이시언과 김성철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을 빨리 떨쳐낼 수 있었다고 했다. 김성철과는 같은 곳에서 운동을 하는 사이다 보니 운동이 끝나고 카페에서 작품에 대해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허가윤은 어려운 선배라면 부담을 가졌을 텐데 잘 알고 있는 사람과 작업을 해서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서치 아웃 SNS 범죄 스릴러를 주제로 담고 있다 보니 자칫 영화의 분위기가 계속 무겁게만 흘러갈 수 있다. 하지만 분위기의 완급조절을 해준 것이 이시언이었다. 허가윤은 이시언의 애드리브가 영화의 분위기를 너무 무겁게만 흘러가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잘한다. 그래서 더 상황이 잘 살았던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강한 모습을 보여줄 때 이시언이 더욱 주눅이 든 연기를 해줬기 때문에 누리의 조금은 냉소적인 모습이 잘 살아날 수 있었다고 했다.
 
영화 서치아웃 허가윤. 사진/디엔와이, 스톰픽쳐스코리아
 
SNS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우리 일상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무심코 SNS에 올린 개인적인 일상들이 누군가에게는 정보가 되고 표적이 된 사람의 일상을 무너뜨리게 된다. 허가윤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실제 영화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더구나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삼은 만큼 영화 속 모티브가 된 흰긴수염고래 사건을 찾아보기도 했다.
 
허가윤은 실제 사건과 달리 서치 아웃의 대상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실화는 청소년이 주된 대상이라면 우리 영화는 세상을 살아가는 외롭고 공허한 사람들이 대상이 됐다. 그 점에 더 와닿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NS 속 허상의 행복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SNS를 통해서 보면 행복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사진만 행복한 척 꾸며진 채 공허한 사람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영화 속 인물들이 이해가 됐다고 했다.
 
허가윤이 극 중 연기한 누리는 해커다. 하지만 정작 허가윤은 컴맹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더 의심이 많다. SNS를 늦게 시작한 것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르기 때문에 아날로그가 더 편하다는 그다. 흔히 편리하게 사용하는 모바일로 이용하는 이체 시스템도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더구나 허가윤은 영화를 찍기 전까지 SNS의 메시지 기능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영화를 통해 메시지 기능을 알게 되고 처음을 자신의 계정 속 메시지 기능을 열어봤다고 했다. 그는 보면서 진짜 영화처럼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올린 사진을 통해 알지 못하는 이가 자신의 동선을 알게 된다는 것이 무서웠다고 했다. 그는 생각 없이 공유한 일상이 누군가에게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공감했다.
 
비록 허가윤은 컴맹이지만 극 중 누리는 완벽한 해커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극 중 등장하는 누리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잔머리 하나 없이 머리를 묶은 채 편안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 허가윤은 누리가 컴퓨터 잘하는 공대생 느낌이라서 머리를 바짝 묶었다고 했다. 또한 공대생하면 체크 셔츠가 떠올랐다최대한 꾸미지 않고 편안한 옷차림을 했다고 말했다. 눈 화장도 따로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누리라면 그럴 것 같다고 했다.
 
영화 서치아웃 허가윤. 사진/디엔와이, 스톰픽쳐스코리아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점에서 허가윤은 다른 신인 배우보다 큰 숙제를 안고 있다. 허가윤은 아직도 아이돌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이러한 점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한 동안 아이돌 가수 허가윤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의 기억 속에서 옅어지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허가윤은 포미닛 때 메인 보컬이였지만 당분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안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회사에도 노래를 하지 않고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노래를 어느 정도 배우로 자리를 잡은 뒤 이벤트나 OST 등을 통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성민, 준혁, 누리 세 사람이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미래에 대한 걱정을 늘어 놓는 장면에 유독 애착이 갔다고 했다. 허가윤은 초반에 공허함이 컸다. 아이돌 출신에 대한 편견도 생각보다 컸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보다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오히려 더 힘들게 만들었다고 했다.
 
더욱이 연기는 보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에 재미있으면서 어렵다고 했다. 허가윤은 그래서 취준생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했다자기는 열심히 하지만 결국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이들이나 자신의 처지가 직업만 다를 뿐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허가윤은 아무 것도 없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던 것을 버리고 시작하는게 더 힘이 든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나만 버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상대방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허가윤은 가수가 아닌 배우 허가윤으로 상대방에게 보여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영화 서치아웃 허가윤. 사진/디엔와이, 스톰픽쳐스코리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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