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한국' 쓴 폴란드 거장 펜데레츠키 별세
입력 : 2020-03-30 14:11:31 수정 : 2020-03-30 14:11:31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교향곡 '한국'을 작곡한 폴란드 작곡가 겸 지휘자 크시스토프 펜데레츠키(86)가 29일(현지시간)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별세했다.
 
1933년 폴란드 데비차 출생인 펜데레츠키는 평생 음악을 통한 삶과 죽음, 선과 악의 주제를 다룬 현대 음악의 거장으로 불린다. 고전음악 화성과 불협화음을 아우르는 실험적인 곡들은 근현대 격변기를 관통해왔다.
 
1960년 일본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을 위해 작곡한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는 대표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겪은 시대적 아픔을 승화한 '성누가 수난곡(1966)', 폴란드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폴리쉬 레퀴엠'(1984), 9·11 테러 당시 반폭력 정신을 담은 피아노협주곡 '부활'(2001) 등도 작곡했다.
 
그의 음악은 영화에서도 사용되며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1973)'를 비롯해 스탠리큐브릭 감독의 '샤이닝(1980)',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광란의 사랑(1990)', '인랜드 엠파이어(2006)' 등에는 펜데레츠키 음악이 차용됐다. 그래미상 5회, 에미상 2회, 작곡계의 권위 있는 상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했다. 
 
한국과 인연이 깊다. 1991년 문화부 장관이었던 이어령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은 펜데레츠키에게 광복의 의미를 담은 곡을 직접 위촉했다. 펜데레츠키는 이듬해 교향곡 '한국'을 완성해 1992년 8월 KBS교향악단 연주로 전 세계 초연했다. 이 곡은 우리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의 선율을 인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 류재준은 펜데레츠키의 제자다. 지난해 10월 서울국제음악제 당시 펜데레츠키는 '성누가 수난곡' 한국 초연 지휘를 위해 내한할 예정이었으나 건강 악화로 오지 못했다.
 
폴란드 작곡가 크시스토프 펜데레츠키.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